Hotaka Shiokawa

“우리는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일을 이루어냈다. 지난 수십 년간 기술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 최고 성능의 전파망원경들을 서로 연결해 블랙홀과 사건의 지평선에 관한 새로운 장을 함께 열었다. 이 결과는 천문학 역사상 매우 중요한 발견이며, 200명이 넘는 과학자들의 협력으로 이뤄진 이례적인 성과이다.”

– 쉐퍼드 도엘레만Sheperd Doeleman EHT 프로젝트 총괄 단장

 

 

블랙홀

2019년 4월 10일 처녀자리에 위치한 거대 타원은하 M87Messier 87, 메시에 목록의 87번째 천체 블랙홀의 모습이 처음으로 공개되었습니다. 지구로부터 약 5,500만 광년 떨어져 있고, 질량이 태양의 65억 배에 이르는 M87 블랙홀 주변에서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고온의 가스가 내는 빛의 고리 모양과 그 중앙에 위치한 “블랙홀 그림자black hole shadow”는 1915년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 의해 예측된 시공간의 왜곡 현상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1916년 출판한 특수 상대성 이론과 일반 상대성 이론에 관한 책 “Relativity: The Special and The General Theory”에서 중력장에 의한 빛의 휘어짐 효과를 실험적으로 검증할 방법을 제시하였습니다. 즉, 태양 근처를 지나가는 별빛은 태양의 중력장의 영향으로 휘어지기 때문에 원래 별의 위치보다 살짝 이동될 것이고, 이러한 별빛 관측은 오직 태양 빛이 없어지는 개기일식 때에만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1919년 5월 29일 태양 개기일식 때,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을 관측적으로 검증하기 위하여 영국의 유명한 천문학자(Eddington, Cottingham, Crommelin, Davidson)들을 중심으로 한 두 원정대가 브라질의 소브랄Sobral과 아프리카의 프린시페Principe 섬으로 갔습니다. 이때, 아서 에딩턴Arthur Eddington은 일식이 일어나는 동안 프린시페 섬에서 태양 주위의 별들의 사진을 찍었고, [그림3]처럼 별빛이 원래 별의 위치(파란색 화살표)보다 바깥쪽(빨간색 화살표)에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하게 100년 전,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이 처음으로 실험적으로 검증된 것입니다.

 

‘검은구멍’이라는 뜻을 가진 블랙홀의 개념은 영국의 자연 철학자이자 성직자였던 존 미첼John Michell이 처음으로 제안하였습니다. 그는 1784년 11월 27일 헨리 캐번디시Henry Cavendish에게 보낸 편지(논문)에서 태양의 탈출속도(물체가 태양의 중력장을 벗어나기 위한 속도)가 빛의 속도보다 약 497배 작을 것이라고 계산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같은 밀도를 갖지만 태양보다 497배 지름이 더 큰 별이 있다면 이 별에서는 빛이 밖으로 빠져나올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아무런 정보도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이후 1799년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였던 라플라스Pierre-Simon Laplace도 이러한 개념을 발전시켰고,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블랙홀”이라는 용어는 미국의 이론물리학자인 존 휠러John Wheeler에 의해 1967년부터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에너지보존 법칙의 위치에너지와 운동에너지의 관계식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물체의 탈출속도 \(v_{escape}\)는

\(v_{escape}=\sqrt{\frac{2GM}{r}}\)

입니다. 이때 속도항에 빛의 속도를 넣고 반경에 대한 식으로 나타내면, 흔히 블랙홀의 크기로 생각하는 ‘슈바르츠실트의 반지름’ 또는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 반지름’ 이라고 불리는 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r_{sch} =\frac{2GM}{c^2}\)


독일의 물리학자이자 천문학자인 슈바르츠실트Karl Schwarzschild는 특정 조건에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의 장방정식 해를 처음으로 제시하였으며, 회전하지 않는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 크기를 유도했습니다. 이 방정식에 따르면 태양의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은 약 3km 정도가 됩니다. 즉, 태양이 질량 손실 없이 반지름 3km 이하로 줄어들게 되면 블랙홀이 될 수 있습니다. 

블랙홀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에 의해 예측되는 우주에서 가장 신비로운 천체입니다. 블랙홀은 막대한 중력으로 주변의 물질을 끌어당기며 빛조차 빠져나갈 수 없는 ‘검은 구멍’인 동시에, 우주에서 가장 밝은 빛을 내는 효율적인 ‘엔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블랙홀은 빛조차 빠져나오지 못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관측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약 6,000광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백조자리 X-1은 지구에서 관측할 수 있는 가장 강한 X-선 빛을 내는 천체로, 1960년대부터 블랙홀의 강력한 증거로 여겨져 왔습니다. 미국 NASA의 찬드라Chandra와 로시 X-선 타이밍 탐사Rossi X-ray Timing Explorer의  X-선 관측 데이터를 비롯해 전파·광학 관측 자료들을 분석한 결과, 백조자리 X-1은 질량이 태양의 14.8배에 이르며, 사건의 지평선이 초당 800번 이상 회전하는 항성 질량 블랙홀stellar-mass black hole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블랙홀은 주변에 있는 푸른 동반성blue companion star 물질들을 끌어당겨 블랙홀 주변의 강착원반accretion disk을 형성하고, 강착원반의 수직 방향으로 강력한 제트jets를 방출하기도 합니다.

우리은하 중심의 궁수자리 블랙홀 Sgr A*은 태양의 400만 배에 달하는 질량을 갖고 있는 초대질량 블랙홀supermassive black hole로 지구에서 25,000광년 떨어져 있습니다. 블랙홀의 존재를 알 수 있는 또 다른 방법 가운데 하나는 블랙홀 주변을 돌고 있는 별들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칠레의 유럽 남방 천문대ESO는 지난 16년 동안 Sgr A* 주변 28개 별들의 움직임(궤도)을 관측해서 우리은하 중심 블랙홀의 위치와 질량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여러 관측 증거들을 바탕으로 블랙홀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블랙홀의 최근접 지역에서 물질의 유입과 분출(상대론적 제트 분출류) 현상을 관측할 수 있다면, 이것은 블랙홀의 존재에 대한 가장 확실한 증명임과 동시에 일반상대성 이론에 대한 가장 직접적인 검증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에 관측된 M87 블랙홀의 이미지(‘블랙홀 그림자’의 존재를 확인한 것)는,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묘사된 블랙홀처럼, 블랙홀 주변을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가스나 제트가 만들어내는 빛이 블랙홀의 중력장에 의해 휘어진 시공간을 따라 나오는 것을 관측한 것입니다. 아래 [그림7]같이 블랙홀 주변의 3차원 공간에서 나오는 빛이 우리가 보는 2차원 공간상에서는 빛의 고리 모양으로 나타나고, 이 원형 고리의 중앙 어두운 부분이 블랙홀 그림자입니다. 이 블랙홀 그림자 중앙에 블랙홀이 존재하고, M87의 사건의 지평선의 크기는 블랙홀의 그림자의 크기(약 1,000억 km)의 약 \(\frac { 2 }{ 5 } \) 정도인 400억km보다 조금 작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에 의해 예측되는 블랙홀 그림자를 직접적으로 관측하기 위해서는 블랙홀의 가장 안쪽에서 나오는 싱크로트론 복사synchrotron emission라고 불리는 1.3mm 파장의 빛을 매우 높은 분해능으로 관측해야 합니다. EHTEvent Horizon Telescope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사건의 지평선을 관측할 수 있는 망원경을 구현해서 블랙홀 그림자를 직접 관측하는 것을 목표로 한 프로젝트입니다. 그리고 EHT는 다음에서 설명할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I: Very Long Baseline Interferometry”를 통해서 구현되었습니다. 

 

 

전파망원경과 초장기선 전파간섭계

일반적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광학망원경과 달리,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전파 신호를 관측하는 전파망원경은 다소 직관적이지 않아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광학망원경과 전파망원경은 멀리 떨어진 천체에서 오는 빛을 모으는 집광력과 멀리 떨어져 있는 물체를 구분할 수 있는 분해능이라는 두 가지 주요한 기능을 갖고 있다는 측면에서 동일합니다. [그림8]과 같이 광학망원경과 전파망원경 모두 천체에서 오는 빛을 하나의 초점에 모은 뒤 자료처리 과정을 거쳐 이미지를 얻게 됩니다. 관측 파장에 따라서 망원경에서 모은 빛을 검출하는 검출기(예를 들어, 광학망원경의 CCD, 전파망원경의 수신기)가 다를 뿐, 두 망원경의 본질적인 기능은 동일합니다.

 

망원경의 집광력은 망원경 구경의 제곱에 비례하고 분해능은 회절diffraction에 의해 결정되는데, 일반적으로 망원경의 구경이 클수록 집광력도 좋고 회절 간섭무늬가 날카로워져서 분해능이 좋아집니다. 분해능은 관측파장을 망원경의 구경(직경)으로 나눈 값으로 표현되는데(작은 값일수록 분해능 성능이 좋습니다), 전파망원경의 경우 광학보다 관측파장이 최소 수천 배 이상 차이나기 때문에 분해능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10cm 구경의 아마추어 광학망원경이 1.3cm 파장을 관측하는 직경 21m의 전파망원경보다 분해능이 100배 이상 좋습니다. 

하지만 1974년 노벨상을 수상한 영국의 전파천문학자 마틴 라일Martin Ryle이 고안한 전파간섭계interferometer 기술과 이를 활용한 구경합성aperture synthesis 방법을 통해 전파망원경은 분해능의 한계를 극복하고 천문학에서 가장 높은 분해능(~10micro-arcsecond)을 구현하였습니다. 

전파간섭계는 서로 떨어져 있는 여러 대의 전파망원경을 연결하여 가상의 큰 전파망원경을 구현하는 것으로, 전파망원경들을 연결하는 방식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연결 전파간섭계connected array는 수십 킬로미터 이내에 분포하는 전파망원경들을 물리적으로 연결하여 전파간섭계 관측에 필요한 기준 주파수를 케이블을 통해 직접적으로 전송하고, 관측 자료도 서로 연결된 네트워크를 통해 한곳으로 모아 합성합니다. 따라서 연결 전파간섭계는 전파망원경들을 서로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시켜 분해능을 높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전파간섭계이지만 수백 킬로미터 이상 서로 다른 대륙 혹은 우주까지 떨어져 있는 전파망원경을 특수한 방법으로 연결하는 것을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I: Very Long Baseline Interferometry”라고 부릅니다. 이때 기선baseline은 두 망원경 사이의 물리적 거리를 의미합니다. VLBI는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전파망원경들을 이용하여 “같은” 천체를 “동시에” 관측하고, 그 데이터를 합성함으로써 망원경 사이의 거리에 비례하는 가상의 큰 망원경으로 관측하는 것과 동일한 분해능을 구현합니다. 

연결 전파간섭계와는 달리 VLBI는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망원경들을 직접적으로 연결할 수 없기 때문에 특수한 장비들이 사용됩니다. 서로 다른 전파망원경에서 독립적으로 관측한 데이터를 시각적으로 동기화하기 위해서 각 망원경에는 100만 년에 1초 정도의 오차를 갖는 수소원자시계hydrogen maser clock와 관측된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한 저장장치(주로 하드디스크에 기록)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즉, 각 망원경에서는 관측 스케줄에 따라 독립적으로 관측을 수행하고 관측된 데이터를 저장합니다. 각 망원경에 초정밀 시각정보와 함께 저장된 데이터는 항공이나 우편 등을 이용해서 상관센터correlation center라고 불리는 곳으로 모두 배송되고, 상관기correlator라고 불리는 일종의 슈퍼컴퓨터를 이용하여 각 망원경의 관측 데이터를 하나로 합성하여 가상의 큰 망원경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VLBI의 원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그림10]처럼 천체에서 오는 전파신호는 두 망원경 가운데 한 곳에 먼저 도달하고(왼쪽 전파망원경) 다른 망원경에는 두 망원경 사이의 거리(\(\vec b\))와 천체 방향 벡터(\(\vec s\))와의 함수로 기술되는 기하학적 시간지연(\(\tau_{g}\))geometric time delay만큼 늦게 도달하게 됩니다. 두 망원경이 가상의 큰 망원경의 포물면 위의 서로 다른 위치에 놓여 있다고 생각하면, 천체로부터 나온 빛은 각 망원경에 서로 다른 시간에 도달하게 되고, 이러한 시간 차이를 보정correction하지 않으면 가상의 큰 망원경 초점에서 또렷한 상을 맺을 수 없습니다. 즉, VLBI는 두 망원경에 도달하는 전파신호의 시간차이를 정밀하게 측정하여 보정함으로써 가상의 큰 망원경을 구현할 수 있으며, 상관기가 바로 이러한 역할(가상의 큰 망원경 초점에 상을 맺게 하는 것)을 수행합니다. 

이번에 M87 블랙홀 그림자를 관측하기 위하여 6개 대륙에 흩어져 있는 전파망원경 8기를 묶어 마치 지구 크기만한 가상의 전파망원경을 구현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약 20마이크로 각초(1각초는 1/3600도, 20 마이크로 각초는 한라산 정상에서 백두산 정상에 있는 사람의 머리카락 한 올을 구별할 수 있는 정도의 분해능)라는 높은 분해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분해능은 허블망원경보다 약 2,500배 정도 높은 것으로 첫 블랙홀의 사진을 찍는데 필요한 높은 분해능을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현재까지 천문학에서 가장 높은 분해능은 약 10마이크로 각초로, 러시아가 2011년에 우주로 발사한 직경 10m 전파망원경 RadioAstron과 지상망원경의 VLBI 관측을 통하여 구현되었습니다.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vent Horizon Telescope 프로젝트

“Seeing the Unseeable!”

1989년 첫 1.3mm VLBI 관측이 성공한 이후(Padin et al. 1990 ApJ 360, L11), 현 국제공동 연구팀의 총괄 책임자를 맡고 있는 하버드대학 쉐퍼드 도엘레만 교수의 논문 “Event-horizon-scale observations of Sgr A* at 1.3 mm”이 2008년 네이처에 게재되었고, 이듬해 지구 크기만한 가상의 전파망원경을 구현하여 블랙홀 그림자를 관측하려는 EHT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EHT 프로젝트를 통해 블랙홀 그림자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천체는 두 개뿐인데, 하나는 우리와 가장 가까운(25,000광년) 초대질량 블랙홀(태양질량의 400만 배)인 우리은하 중심 블랙홀 Sgr A*이고 다른 하나는 다소 멀리 떨어져 있지만(5,500만 광년) 질량이 매우 크기 때문에 블랙홀의 크기 또한 큰 M87 초대질량 블랙홀(태양질량의 ~65억 배)입니다. 하지만 블랙홀 그림자의 이미지를 얻기 위해서는 높은 분해능뿐만 아니라 블랙홀의 광자고리photone ring에서 나오는 빛을 최대한 많이 받을 수 있는 집광력(감도)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집광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많은 망원경의 참여가 필수적입니다.


이를 위해 지난 10여 년 동안, EHT는 전 세계 6개 지역(하와이, 칠레, 애리조나, 멕시코, 스페인, 남극)에 있는 전파망원경 8기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블랙홀을 관측하는데 필요한 분해능과 민감도를 갖는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HT’을 구축했습니다. 특히 EHT 연구팀은 칠레에 있는 직경 12m ALMAAtacama Large Millimeter/submillimeter Array;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전파망원경 배열 전파망원경 37기에서 관측하는 신호를 하나로 합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이로써 37개의 작은 전파망원경들에서 수신하는 전파 신호를 합쳐서 마치 직경 70m에 이르는 대형 전파망원경과 동일한 집광력을 달성할 수 있었고, 이는 최종 EHT 관측의 집광력을 10배까지 향상 시켰습니다.

 

EHT 전파망원경들은 초정밀 시각·주파수 표준을 제공하기 위하여 수소원자 시계를 도입하고, 특수 제작된 초고속 데이터 저장 기록 시스템을 설치했으며, 최고 품질의 관측 데이터를 얻기 위하여 날씨를 포함한 여러 관측 조건들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왔습니다. 또한 블랙홀 그림자 관측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되는 두 초대질량 블랙홀(Sgr A*와 M87 블랙홀)에 대한 이론적 연구 및 시뮬레이션과 신뢰도 높은 이미지를 얻기 위한 다양한 영상 알고리즘 개발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지난 2017년 4월, 블랙홀의 첫 모습을 촬영하기 위한 다섯 번의 EHT 관측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각 전파망원경에서 관측된 데이터(약 4 PB, 페타바이트)는 미국 MIT 헤이스택Haystack 천문대와 독일 본 막스플랑크 연구소에 있는 상관기(슈퍼컴퓨터)로 배송되어 지구 크기 망원경으로 관측한 하나의 데이터로 합성되었고, 2년에 걸친 정밀 관측자료 처리와 영상화, 그리고 엄격한 상호 교차검증을 통하여 마침내 거대은하 M87의 블랙홀 그림자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정태현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