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50℃의 태양 표면에서 발생한 빛은, 8분여 동안 우주 공간을 날아서 1억 5천만 킬로미터 떨어진 지구 표면에 쉼 없이 뿌려지고 있다. 이러한 빛에 포함된 에너지의 양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정확한 계산은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한 시간 동안에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는 빛의 에너지를 모두 축적하면 현재 인류가 1년 동안 필요로 하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고 남는다고 한다. 이러한 단순한 산술이 주는 매력은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한 재생 에너지원 개발 연구에 큰 동기를 부여한다. 태양광의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좀더 효율적으로 전환해 저장할 수 있다면, 에너지 자원 조달이라는 큰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이다. 사실 지구의 생명 현상은 광합성 식물과 미생물이 빛 에너지를 화학적인 에너지로 전환하면서 가능해졌다. 또한, 그 잔여 에너지가 수천만 년 동안 변형되고 축적된 결과인 화석연료fossil fuel(석탄, 석유, 천연가스) 역시 현대 문명의 원동력이 되었다. 즉, 인류는 빛 에너지가 자연과 생물 현상을 통해서 전환된 화학적 에너지를 이용해서 문명을 일으켰으며, 그런 의미에서 태양광 에너지의 가장 큰 수혜자라고 할 수 있다.

현대 문명이 장기적으로 지속 혹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의 원활한 수급이 필수적이다. 새로운 인공지능, 의료 과학기술, 그리고 양자 기술들에 대한 기대는 미래의 전망을 밝게 하지만, 이 모든 것들도 손쉽게 조달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정보를 처리하고 저장하는 것부터 모든 비자연적인 과정에는 에너지의 공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실 18세기부터 시작된 혁명적인 과학 기술 문명의 발전은 저장과 활용이 쉽고 거의 무한한 듯 느껴지는 화석연료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비효율적이고 (환경적으로) 더러운 석탄으로부터, 석유, 그리고 천연가스로의 전환은 화석 연료 초기에 치명적이었던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또한 에너지 이용 효율의 지속적인 개선과 새로운 원유와 천연가스 탐사 기술 발전은, 20세기 초기에 예상한 것보다 화석연료의 주 에너지원으로서의 생명을 크게 연장 시켰다. 하지만 직면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은, 수억 년의 세월을 통해서 형성 저장 되어온 화석연료가 엄청난 속도로 그리고 비가역적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불어서 그 결과로 불가피하게 발생되는 이산화 탄소는 지구 온난화의 주요인이며 열역학적 안정성으로 제거 혹은 변환이 극히 힘들다. 따라서, 지속 가능하고 온난화를 유발하지 않는 새로운 대체 에너지 개발이야말로 21세기에 인류가 풀어야 할 가장 큰 문제이다. 궁극적으로 어떤 해결책이 실현될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다만, 필자의 경험과 지식에 근거하여, 새로운 방식의 태양광 에너지 활용이 이러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에 이 글을 쓴다.

태양광 에너지 활용의 기본적인 이론은 비교적 간단하다. 먼저 태양으로부터 온 빛이 분자 혹은 물체에 흡수되어, 전기적인 에너지의 형태인 들뜬자exciton가 된다. 들뜬자는 전자와 양공hole(즉 전자가 빠져나가서 양성 전하를 가지는 빈 상태)이 전기적인 인력으로 인접한 쌍을 의미한다.([그림1]) 들뜬자는 물질에 따라서 판이한 성격을 가질 수 있다. 작은 분자들의 모임부터 고체 반도체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질 들에서 들뜬자가 형성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1] 하지만 들뜬자는 주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양자 입자이기에, 정확하게 이해하고 기술하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들뜬자는 짧게는 나노초(10-9초)에서 길게는 마이크로초(10-6초) 후에, 더 낮은 에너지의 빛을 배출하면서 소멸한다. 따라서 들뜬자가 소멸하기 전에 안정되고 지속 가능한 형태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 가지 방법은 들뜬자를 전달하기 쉬운 형태의 전자와 양공으로 완전히 분리해서, 다시 결합하지 않도록 양극과 음극으로 이동시켜 전기에너지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를 흔히 광전 장치photovoltaic device 혹은 태양전지solar cell라고 한다. 지금 널리 알려지고 상용화되어 있는 것들은 이에 해당된다. 다른 방법은 들뜬자를 화학적인 산화와 환원 반응에 바로 이용하여, 장기적으로 사용되는 연료 형성에 사용하는 것이다. 이는 흔히 인공 광합성artificial photosynthesis 혹은 더 널리 태양광-연료계solar-to-fuel system라고 불린다.

태양광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있어서 고려해야 하는 세 가지 중요한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지구 표면에 도착하는 태양광을 최대한 흡수하여 들뜬자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태양광의 파장 분포([그림2])와 가장 잘 일치하는 에너지에서 들뜬자를 형성할 수 있는 물질을 선택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이를 위한 완벽한 물질은 없기에, 복접합multi-junction 혹은 이중 직렬방식tandem cell 방법들을 통하여 다른 빛의 파장에서 흡수하는 물질들을 동시에 활용하거나, 거울 혹은 프레스넬Fresnel 렌즈로 태양광을 집적하는 방법도 쓰이고 있다.

 

둘째, 형성된 들뜬자를 오랫동안 안정된 상태로 유지하면서 전자와 양공으로 가능한 한 많이 분리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들뜬자를 유지하는 것과 그를 분리하는 건 상이한 물성을 요구하기에, 다른 종류의 물질들의 적절한 접합junction이 필요하다. 들뜬자가 형성되는 물질 부분은 들뜬자의 충분한 유동성을 보장해야 하며, 접합 지역은 전자와 양공으로 분리를 가능한 한 완벽하고 비가역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셋째, 분리된 전자와 양공은 빠른 속도로 그리고 손실 없이 양극과 음극으로 이동되거나 화학 반응에 쓰여야 한다. 만약 전자와 양공이 전달되는 매체가 잘 분리되지 않으면, 둘이 결합하여 에너지 손실을 초래한다. 따라서, 독립적이고 유동적인 전자와 양공의 전달을 보장하는 분자들의 배열이나 물질의 구조가 요구된다.

위에 나열한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서, 경제적으로 경쟁력이 있고,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지속적으로 쓰일 수 있고, 친환경적인 물질과 제조 방법을 찾는 것은 어려운 문제다. 하지만 불가능하지 않고, 인류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지속적인 노력을 들일 가치가 있는 일들이다. 또한 이는 다양한 물질들과 포괄적인 과학 기술의 집적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특히 근본적인 과학적인 단계부터 상업화에 필요한 세부적인 기술적 사항들을 모두 해결하기 위해서는 통합적이고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미국 정부를 비롯해서 세계적으로 태양광 에너지 활용에 대한 연구에 대규모 투자를 하여 연구한 시간은 도합 20년도 채 안 되기에, 아직도 태양광 활용의 연구 개발에는 많은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 기간 동안 특히 새로운 물질과 방법들을 이용한 새로운 시스템들의 눈에 띄는 발전이 이루어졌다.[2]

 

 


미국 국립재생에너지 연구소National Renewable Energy Laboratory, NREL에서 발행하는 태양광 에너지 활용 기술의 발전을 나타내는 기록에 의하면([그림3]), 2023년 현재 13.0-47.6%의 효율에 이르는 다양한 태양광 전지 혹은 장치들이 개발되어 있다. 이들은 우주 항공 장비나 태양광 집적 장치와 같이 고가임에도 최고의 효율을 보장하는 복접합 태양광 전지multi-junction solar cell, 비교적 저가로 대량 생산이 가능해 이미 보편적인 전력 보급으로 널리 생산되고 시장화된 단접합 태양광 전지single-junction solar cell, 그리고 연구소에서 실험 단계에 있는 신생 태양광 전지Emerging solar cell들을 모두 망라한 것들이다. 현재의 발전 추세로 보면, 약 5년의 주기로 중요한 발전이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보편화되기 위해서는 각각의 경우에 해결되어야 할 결점들이 있다.

[그림2]에 의하면, 가장 효율적인 것은 복접합 태양광 전지로서[3], 네 가지 다른 접합을 결합하여 47.6%까지의 효율성을 얻을 수 있음을 볼 수 있다. 그 외에 갈륨Ga, 인듐In, 비소As 등의 반도체 물질들을 이용한 태양광 전지들이 39.4%의 효율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모두 소위 단접합의 이론적 한계Shockley-Queisser limit 33.7%를 상회하는 매우 효율적인 시스템들이다. 하지만, 독성 물질인 비소As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 외에도, 높은 제조 가격 때문에 이러한 복접합 시스템이 광범위한 전력 공급 용도에 쓰이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특수 용도의 고부가가치의 상품으로는 경쟁력이 있으며, 제조 가격 절감을 위한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 단일 접합인 경우로는 갈륨과 비소를 이용한 시스템이 30.8%의 최고의 효율을 보인다. 하지만 이 또한 높은 가격과 비소의 독성이 대량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3]

현재 태양광 에너지 패널solar panel에 가장 널리 상용화되어 있는 것은 실리콘Si 결정 고체 물질에 근거한 시스템들이다. 단결정 실리콘을 이용한 경우 최고 효율이 27.6% 까지 가능해졌고, 비교적 저가인 복합 결정 실리콘도 22.3%의 효율을 얻을 수 있음이 보여졌다. 실리콘은 독성이 없고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따라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시스템으로 상당 기간 남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무기 반도체 결정 물질들에 근거한 시스템들은 이미 과학 기술의 최고 한계에 거의 근접한 상태이기에, 새로운 연구와 개발을 통해서 그 효율을 월등히 더 개선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실제로 NREL 도표를 보면, 지난 20여 년간 효율 면에서 큰 진전이 없었음을 알 수 있다.

신생 태양광 전지로 가장 초기에 주목을 받은 것은, 개발자의 이름을 따서 그라첼Grätzel 전지로 주로 알려져 있는 염료-감광 광전지dye-sensitized solar cell, DSSC를 들 수 있다.[4,5,6] 이산화 타이타늄 (\({\rm TiO_2}\)) 나노결정nano crystal에 빛을 흡수할 수 있는 염료 분자들을 결합시킨 이 전지에는, 염료 분자들이 빛을 형성하여 들뜬자를 형성한다. 약 100 펨토초(10-13초)의 시간 내에, 들뜬자로부터 전자가 이산화 타이타늄 결정에 전달되고, 염료 분자에 남아있는 양공들은 용액 상태로 있는 요오드 이온들(\({\rm I^{-}}\), \({\rm I_3^{-}}\))과 반응을 통해서 전극으로 전달된다. DSSC에서, 이산화 타이타늄 나노결정의 주된 역할은 염료 분자들이 결합할 수 있는 표면적을 극대화하는 데 있고, 이들은 다시 전자들의 주요 전달 매체인 일반적인 이산화 타이타늄 주 결정에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전자 전달의 방법은 상당히 효율적이어서 더 이상 개선의 여지가 크게 없다.

DSSC에서의 주된 문제점은 양공의 전달인 용액 매체에 있다. 일단 휘발성이 있는 유기물질을 포함하는 용액이기에 장기적으로 용매의 누출을 막는 데 특별한 기술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체 매체에 대한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 또한 염료 분자에 주로 사용되는 높은 가격의 루테늄ruthenium, Ru 금속 대신 저렴한 유기 염료 개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연구에도 불구하고 13% 이상의 효율성을 넘지 못하고 대량화하기 어려운 이유 때문에, 잉여 실내조명을 전기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 같은 특화된 시장을 위한 상품화에 더 전망이 있어 보인다.

2000년대 중반부터 급성장을 보인 신생 광전 장치는 유기 복합 고분자conjugated polymer, CP를 이용한 유기 광전체organic photovoltaics, OPV를 들 수 있다.[7,8] 사실 CP의 반도체 적인 특성을 이용하여 광전체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은, 1980년도 중반 코닥Kodak 회사의 연구원으로 있던 C. W. Tang에 의해서 처음으로 보였다. 하지만 1% 미만의 효율성으로 오랫 동안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런 상태에서 획기적인 진보의 계기가 된 것은 히거Heeger와 사르시프치Sariciftci 연구팀 등의 주도로[7,8], 전체적 불균일 접합bulk heterojunction, BHJ 구조를 이용하면서부터이다. 무기 반도체 물질에 비해서 CP에서 형성되는 들뜬자들은 유동성이 떨어지고 전자와 양공으로 완전히 분리하기가 힘들다. BHJ 구조는 양공을 전달하는 CP 물질과 전자를 전달하는 다른 종류의 CP 일반 물질들을 10-100 나노미터 크기의 영역이 서로 얽혀있는 상태이다.([그림3]) 따라서 들뜬자들이 큰 거리를 이동하지 않아도 쉽게 전자와 양공으로 분리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그러한 구조는 반대로 전자와 양공의 유동성을 줄이고 결과적으로 효율을 낮추는 부작용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두 가지 상반된 경향을 최대한 절충할 수 있는 물질 구조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에, BHJ 구조에 근거한 OPV의 효율은 4\% 정도에서 약 11\%로의 빠른 성장을 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정체되는 듯하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다시 큰 발전을 하여 19% 이상의 효율이 실현화되었다.[9] OPV의 장점은 저가의 유기 물질을 이용한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다양한 화학적 방법으로 구성 분자들의 성질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다는데 있다. 또한 용액 상태의 과정을 이용하여 제조하기에 생산 가격이 낮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반면 OPV의 단점은 BHJ 구조가 열역학적으로 안정되지 않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그 구조에 변화가 생기고 효율 저하가 심하다. 또한 BHJ 구조의 복잡성 때문에 정확한 분자 수준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대한 이해와 어떻게 하면 효율 증가가 가능한지에 대한 뚜렷한 방법론을 아직은 찾기 힘들다. 무엇보다도, 유기 물질의 특성상 장기적으로 빛에 노출되었을 때 일어나는 구조 변화는 OPV의 효율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급감하게 만든다. OPV가 보편적으로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이런 안정성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신생 광전체 중에서, 최근 가장 비약적인 발전을 보인 것은 금속-할라이드metal-halide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시스템이다.[10,11,12,13] 약칭으로 PSCperovskite solar cell라고 하자. 페로브스카이트는 \({\rm ABX_3}\) 형식의 고체로, 1800 년대 초기에 산화 금속인 \({\rm CaTiO_3}\)의 고체 구조로 처음 발견되었다. PSC 의 경우에는, A에 메틸 암모늄methylamonium 같은 작은 유기 이온 혹은 세슘(\({\rm Cs^+}\)) 같은 무기 양이온이, B에 납 이온(\({\rm Pb^{+2}}\)) 혹은 주석 이온(\({\rm Sn^{+2}}\)), 그리고 \({\rm X}\)에 염소 이온(\({\rm Cl^-}\)), 브롬 이온(\({\rm Br^-}\)), 요오드 이온(\({\rm I^-}\))같은 음이온이 쓰인다. 이러한 PSC 에서 형성되는 들뜬자는 유동성이 크고 비교적 쉽게 전자와 양공으로 분리가 된다. 더 놀랍게도 페로브스카이트 구조가 분리된 전자와 양공의 유동성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SC는 박막 기술에 근거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비교적 작은 부피로 태양광을 이용할 수 있다. 따라서 효율성과 경제성 면에 있어서는 필요한 요건을 이미 충족하였다.([그림5]) 

 

 

PSC는 2009년에 약 4%의 효율로 시작하여, 지난 8년 동안 전례 없는 발전을 거쳐 지금 현재는 26%를 넘어서는 효율이 가능함이 보였다. 이러한 발전에 있어서 성균관 대학 박남규 교수 연구팀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여[13], 한국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고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는 시스템이다. 비교적 제조과정이 간단하고 저렴한 비용에 고 효율을 얻을 수 있어서, 최근에 개발된 어느 태양광 전환 시스템보다도 각광을 받고 있으며, 이미 상업화의 단계도 고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실리콘과 이중 직렬화tandem된 시스템은, 기존의 실리콘 시스템의 효율을 훨씬 상회하는 33.7%의 효율까지 가능하다는 것이 보여졌다. 이러한 고무적인 결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실용성 면에 있어서 아직 중요한 문제가 남아 있다. 첫째로, 주로 이용되어 온 중금속인 납Pb의 독성 때문에, 대체 금속을 찾는 것이 대량화에 중요한 요소이다. 그리고, PSC들은 공기 중의 수분에 의해서 쉽게 불안정해져서 그 기능을 잃어버린다. 최근에 이러한 안정성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연구 결과가 박남규 교수 연구팀에 의해서 또한 이루어졌다.[14] 이러한 두 가지 문제가 해결되면, PSC는 미래의 태양광 에너지 전환 시스템system으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위에 언급된 시스템 외에, 양자 점Quantum Dot을 이용한 시스템, 박막 태양광 전지 thin film solar cell, TFSC를 위한 비 결정 수소화 실리콘a-Si, 카드뮴 텔루라이드CdTe, 그리고 구리Cu, 인듐In, 갈륨Ga, 셀레나이드Se가 합해진 CIGS를 이용한 시스템에[15] 대한 연구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TFSC는 주어진 기판에 얇은 막을 성장시키는 방법을 이용하기에, 제조비가 고체 덩어리를 잘라낸 기판을 이용하는 것보다 낮고, 기존에 불가능했던 휴대용 용품 혹은 유연성이 있는 물체를 위한 새로운 용도의 상품을 만드는데 유용하다.[3] 

일조량의 시간적 변화와 예측하기 힘든 기후는 태양광 에너지가 지속적이고 안정된 에너지 공급원이 되는데 큰 걸림돌이다. 따라서 미래의 대체 연료로 쓰이려면, 그 발생된 에너지의 효율적인 저장과 이동 방법이 개발되어야 한다. 전기는 태양광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쉬운 형태의 에너지이지만, 저장에 어려움이 많고 이동에 따른 손실이 가장 크다. 날로 향상되는 전지와 전기 전송 기술로, 이러한 문제들의 개선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손쉽고, 저렴하며, 친환경적인 대량 충전 기술 개발이 절실히 요구된다.

한편, 태양광 에너지를 연료 형태로 바로 저장할 수 있다면 유용성이 훨씬 커져 미래의 재생 에너지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러한 가능성은 원리적으로 이미 입증되었다. 지구의 모든 생명 활동과 화석 연료의 근거인 광합성이야말로 자연적인 태양광 연료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연적인 광합성을 통한 에너지 전환 효율은 평균 5% 정도 혹은 미만이다. 또한 그 과정이 느리고 큰 면적을 차지하기에, 간단한 계산으로도 실용성이 없음을 쉽게 보일 수 있다. 새로운 과학과 기술을 이용하여 효율적인 인공 광합성 방법들을 연구 개발하는 노력들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고, 이를 체계적으로 결합하는 것 또한 현재의 기술로 가능하다. 

이러한 인공 광합성에는, 전기 발생과 화학 반응이 분리된 방법과 단일화된 광전기 화학 전지photo-electrochemical cell 체계를 이용하는 두 가지 방법으로 분류된다. 추가로 태양열을 활용한 연료 생산 방법도 있다. 태양광 에너지를 통해 생산되는 연료로 현재 가장 광범위하게 연구 대상이 되는 물질들은 수소(\({\rm H_2}\))와 메탄(\({\rm CH_4}\))을 들 수 있다. 수소는 연료 연소의 결과로 물만 발생되기에 가장 바람직하고 친환경적인 것으로 기대를 받아왔다. 하지만 밀도가 낮은 가스 형태로만 쓰일 수 있고 저장하기에 극히 힘들기에, 직접적인 연료로서 광범위한 활용에는 큰 제한이 있다. 수소의 액화는 고압 혹은 극저온(대기압에서는 -260℃)이 필요하기에 경제성이 없다. 반면에 발생된 수소를 바로 메탄이나 다른 연료 형성에 쓰는 것이 실질 적으로 더 유용한 방법으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에는 암모니아로 전환해서 이용하는 방법이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태양광을 통해서 물을 전기 분해하여 수소를 얻을 수 있다면, 수소 원료의 친환경적 확보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현재 가장 잘 정립되어 있고 실질적으로 산업계에서 사용되는 방법은 태양광 전지와 전기분해 전지를 결합한 시스템이다.[16] 전기분해 전지로는 알칼리 수용액이 일반적으로 이용되지만, 낮은 전류로 그 개선이 필요하다. 나오핀Naofin을 이용한 양성자 교환막proton exchange membrane, PEM은 훨씬 큰 전류를 발생시킬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효율이 떨어지고, 단가가 높으며, 수명이 짧다. 고체 산화물을 이용할 경우, 최고의 효율과 전류를 얻을 수 있지만 짧은 수명과 높은 제조 가격이 문제점으로 남아있다.

아직 상용화되지는 않았지만, 태양광으로부터 발생된 전자를 직접적으로 반응에 이용하는 광전기 화학 전지photo-electrochemical cell, PEC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16] 이론적으로 물의 전기 분해는 1.23 volt의 전지로 가능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전기 저항으로 인한 손실로 1.9 volt 정도가 필요하다. 반면에 태양광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가시광선과 적외선을 이용하는 효율적인 태양광 전지는 일반적으로 1.4volt 혹은 그 이하 전자들을 발생시킨다. 따라서 촉매 작용을 통해 물 전기 분해의 전압을 낮추거나 전기 분해의 전압과 일치하는 태양광 전지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전극 표면에서 일어나는 촉매 작용은 복잡하고 조절하기 힘들기에, 후자가 선호된다. 이를 위해서, 산화 철(\({\rm Fe_2O_3}\))인 헤마타이트 hematite를 이용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졌지만 낮은 전도성 때문에 실용화에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보다 다양한 산화 금속들로 조합된 이중 직렬방식 방식과 새로운 물성의 나노 전선을 개발하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태양광 에너지 활용에 대한 최근 연구 현황을 개략적으로 소개하였다. 이미 상용화되었거나 상용화에 근접한 시스템들만 설명하였음에도 무척 광범위함을 알 수 있다. 또한, 여기에 기술된 많은 시스템들이 20년 전에는 생각되지도 못하거나 아주 회의적으로 받아들여졌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구축된 연구 기술 개발의 인프라infrastructure를 고려해 보면, 본격적인 태양광 에너지의 활용이 절실한 앞으로 20-30년 후에는 더 큰 발전이 이루어져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시점에는 현재 연구 중인 신생 태양광 시스템 중에서 많은 것들이 상용화되어 있을 것이다. 추가적으로 지금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물질과 에너지 전환 방법론들에 근거한, 새로운 태양광 전환 시스템들이 발견될 것으로 예상된다. 끊임없이 발전되고 있는 나노기술과 새로운 유기 분자, 무기 물질, 혹은 그들의 조합을 통해서 전혀 새로운 시스템 또한 개발될 가능성이 크다. 과거에 비해서 실질적인 실험을 훨씬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계산 화학과 물리, 그리고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인공지능 또한 앞으로의 혁명적인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성공적인 태양광 에너지 활용 방식의 확립은 기초 과학과 응용과학의 효율적인 집적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 그리고 장기적인 계획과 주기적인 연구 방향의 검토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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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주
City University of New York – Queens Colle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