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힐렐 퍼르스텐버그Hillel (Harry) Furstenberg 히브리대 명예교수와 그레고리 마르굴리스Gregory Margulis 예일대 교수가 확률론과 동역학의 새로운 응용 방법을 개척한 공로로 아벨상을 공동 수상하였습니다. 본 글에서는 공동수상자 중 한 명인 퍼르스텐버그Furstenberg의 업적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퍼르스텐버그Furstenberg는 폭넓고 깊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수학 내 다양한 분야에 걸쳐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연관성을 발견하였고, 이들 분야에서 새로운 연구 결과를 도출하였습니다. 특히 에르고딕 이론에 관한 연구를 바탕으로 수론, 기하학, 조합론, 군론, 확률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혁신적인 연구방법론을 제시하여 각 분야의 발전에 획기적인 공헌을 하였습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1993년 이스라엘상the Israel Prize, 그리고 2007년 울프상the Wolf Prize in mathematics을 수상하였습니다.

퍼르스텐버그Furstenberg는 또한 근 한 세대에 걸쳐 에르고딕 이론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후학 양성에 많은 기여를 하였고, 현재 이스라엘이 에르고딕 이론의 세계적 거점으로 성장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Math Genealogy 웹사이트에 따르면 그는 알렉산더 루보츠키Alexander Lubotzky, 비탈리 버겔슨Vitaly Bergelson, 샤하르 모제스Shahar Mozes, 타마르 지글러Tamar Ziegler등 20명의 박사를 배출하였고 또한 이들로부터 배출된 학생까지 포함하면 모두 172명이 됩니다. 특히 타마르 지글러Tamar Ziegler는 현재 히브리대학에 재직 중인 2명의 여성 수학자 중 1명으로, 2014년 서울에서 개최된 세계수학자대회ICM에서 초청 강연을 하였습니다. 참고로 두 번째 필자도 비탈리 버겔슨V.  Bergelson 교수에게서 학위를 이수하여 이 172명 중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퍼르스텐버그Furstenberg가 직접적으로 배출한 학생들 이외에도 그의 연구는 에르고딕 이론과 관련된 신진 후학들의 연구에 상당히 영향을 끼쳤습니다. 특히 테렌스 타오Terrence Tao와 엘론 린덴스트라우스Elon Lindenstrauss등은 퍼르스텐버그Furstenberg가 통찰력으로 연결해 놓은 분야 간의 획기적인 다리를 활용하여 수론의 중요한 문제들을 해결하였고 이러한 업적으로 2006년과 2010년에 각각 필즈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그는 다양한 주제를 콤팩트하게 정리하여 이 분야 대가의 깊은 통찰력을 보여주는 훌륭한 강연으로도 인기가 많습니다. 

2020년 아벨상 수상자 인터뷰 ⓒThe Abel Prize

퍼르스텐버그Furstenberg는 1935년 독일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1939년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직전 미국으로 이주하였습니다. 1955년 예시바대학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이수하였고 이후 프린스턴 대학에 진학하여 살로몬 보크너Salomon Bochner 교수의 지도 아래 1958년 박사학위를 이수하였으며 그의 박사학위 논문은 “Prediction Theory”입니다. 졸업 후 프린스턴대학과 매사추세추 공과대학에서 강사로 지냈으며, 이후 미네소타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였습니다. 1965년 이스라엘의 히브리 대학으로 옮긴 후 2003년 은퇴하였고, 현재 히브리 대학교 명예교수로 계십니다.

 

주요 연구 업적

아벨상 수상위원회는 군론, 수론과 조합론 등의 분야에 새로운 확률론과 동역학적 방법론을 개척하여 여러 수학 분야의 발전에 기여한 점을 수상의 이유로 밝혔습니다.

“for pioneering the use of methods from probability and dynamics
in group theory, number theory and combinatorics”.

퍼르스텐버그Furstenberg의 연구를 살펴보면 다양한 분야 간의 예상치 못한 새로운 관계를 발견해내고 이를 통해 창의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수학적 결과들을 제시하는 그만의 독창적인 사고가 잘 드러납니다. 이미 학창 시절부터 이러한 모습들이 발견되는데 특히 학부생 시절 위상수학의 언어를 사용하여 소수가 무한히 많다는 유클리드의 정리를 한 문단으로 새롭게 증명하여 주변을 놀라게 하였습니다. 이 논문[H1]은 Math Review에 따로 리뷰가 없는데 아마 리뷰가 논문의 증명보다 길어질 것 같아 리뷰 작성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해집니다.


또한 초창기부터 그의 논문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연구 주제와 연구의 깊이로 인해 당시 수학계에서는 퍼르스텐버그Furstenberg가 개인이 아닌 수학자들의 집단일 것이라는 소문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의 주요 업적 중 특히 조합론 분야의 세메레디Szemerédi 정리에 관한 에르고딕 증명은 그의 통찰력을 잘 보여주는 업적이라 아래에 보다 자세히 설명하고자 합니다. 영국인 수학자 프랭크 램지F. P. Ramsey의 이름에서 유래한 램지이론은 조합론의 한 분야입니다.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인 루트비히 볼츠만L. Boltzmann은 동역학계의 시간평균이 공간평균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에르고딕 가설을 내세웠는데 이후 이 가설은 일반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는 이러한 성질을 가지는 역학계를 에르고딕계라고 하며 에르고딕 이론ergodic theory은 이와 관련된 수학적 연구분야가 되었습니다. 조합론 분야와 에르고딕 분야는 서로 별개의 학문 분야로 보였지만 퍼르스텐버그Furstenberg는 이들 사이에 깊은 연관성을 최초로 발견하여 새로운 학문 분야를 개척하였습니다.

이 분야의 오래된 중요한 결과 중 하나는 아래의 판데르바르던van der Waerden 정리로, 우리가 자연수 집합을 분할해도 분할된 부분 집합 속에 등차수열의 질서가 다시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판데르바르던 정리Van der Waerden Theorem

자연수 집합 \(N\)을 임의의 \(r\)개의 부분집합들로 분할하면, 즉

\(N = C_1∪C_2∪⋯∪C_r\)

이면, 이 중 하나의 집합 \(C_i\)는 임의의 자연수 \(k\)에 대해 길이가 \(k\)인 등차수열arithmetic progression \(a,a+d,…,a+(k-1)d\)를 포함하게 된다.

위쪽점근밀도upper asypmtotic density는 자연수 집합의 부분집합이 얼마나 큰지를 측정하는 개념으로 아래와 같이 정의됩니다.

\(\overline { d } (A):=\displaystyle {\overline { \lim _{ n\rightarrow \infty }} } \frac { 1 }{ N } ⁡|A∩{ \{ 1,2,⋯,N\} }|.\)

특히 \(\displaystyle \lim _{ n\rightarrow \infty } \frac { 1 }{ N } ⁡|A∩{ \{ 1,2,⋯,N\} }|\)이 존재하는 경우 이를 집합의 점근밀도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 3의 배수들의 집합은 점근밀도가 \(\frac { 1 }{ 3 }\)이고, 제곱수로 나누어지지 않는 수들의 집합의 점근밀도는 \(\frac { 6 }{ π^2 }\)이 되며, 소수의 집합의 점근밀도는 \(0\)이 됩니다. 또한 집합 \(S={ ∪ }_{ n=0 }^{ \infty }\{ { 2 }^{ 2n },{ 2 }^{ 2n }+1,{ 2 }^{ 2n }+2,\cdots ,{ 2 }^{ 2n }+{ 2 }^{ n }-1\}\)은 점근밀도가 존재하지 않지만 양의 위쪽점근밀도를 가지는 예가 됩니다.

1936년 폴 에르되시P. Erdős과 팔 투란P. Turán은 집합의 크기와 관련된 접근밀도를 바탕으로 판데르바르던van der Waerden의 정리를 보다 일반화한 추측을 제시하였고, 1975년 엔드레 세메레디E. Szemerédi는 이 추측이 참이 됨을 증명하였습니다.[S]

 

세메레디 정리Szemerédi Theorem

자연수의 부분집합 \(A\)의 위쪽점근밀도가 양수이면, 임의의 자연수 \(k\)에 대해 집합 \(A\)는 길이 \(k\)인 등차수열을 포함한다. 즉, 어떤 자연수 \(a,d\)가 있어서 다음이 성립한다.

\(\left\{ a,a+d,\cdots ,a+(k-1)d \right\} \subset A\)

집합 \(A\)가 양의 점근밀도를 가지면 무한집합이 되어  \(k=1\) 또는 \(2\)인 경우 이 정리는 자명한 결과이고 최초의 비자명한 결과인 \(k=3\)인 경우는 1953년 영국의 필즈상 수상자인 클라우스 로스K. F. Roth에 의해 조화해석학적 방법론을 통해 증명되었습니다. 이후 세메레디Szemerédi는 1969년에 길이가 \(4\)인 경우에 관해 이 추측을 증명한 후 마침내 1975년 모든 자연수인 경우에 관해 이를 증명하였습니다. 참고로 세메레디Szemerédi는 상술한 정리를 비롯하여 조합론 분야의 다양한 업적을 인정받아 2012년 아벨상을 수상하였습니다. 그의 증명은 조합론 분야의 소수의 연구자들만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난해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퍼르스텐버그Furstenberg는 에르고딕 방법론을 바탕으로 세메레디Szemerédi의 정리가 발표된 후 2년 뒤 이를 새롭게 증명하였습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먼저 에르고딕 이론의 기본적인 개념을 설명하고자 합니다. 에르고딕 이론의 동역학계는 측도보존계 \((X,\Im ,\mu ,T)\)로 나타내어지는데 \((X,\Im ,T)\)는 확률공간이고 \(T:X\rightarrow X\)는 측도를 보존하는 변환으로 에르고딕계란 임의의 \(\mu ({ T }^{ -1 }A\triangle A)=0\)을 만족하는 집합 \(A\)는 항상 전체집합 또는 공집합밖에 없는 측도보존계로 정의됩니다. 참고로 역학계의 시간 평균의 수렴에 관한 정리는 폰 노이만von Neumann에 의해 최초로 증명되었고 이 정리에 따르면 지금 기술한 에르고딕 성질과 시간평균이 공간평균으로 수렴한다는 성질이 동치가 됨이 알려져 있습니다. 에르고딕 역학계와 비에르고딕 역학계를 그림으로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동역학계 이론의 최초의 중요한 결과 중 하나는 푸앵카레H. Poincaré의 회귀성 정리로 수학적으로 측도보존공간에서 어떤 사건은 향후 다시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는 정리입니다.

 

푸앵카레 회귀정리Poincaré recurrence theorem

\((X,\Im ,\mu ,T)\)가 측도보존계이고 \(A\in \Im \)가 양의 측도를 가지면 다음의 부등식 \(\mu (A\cap { T }^{ -n }A)>0\)을 만족하는 자연수 \(n\)이 존재한다.

최초 퍼르스텐버그Furstenberg는 동역학계 사이의 관계를 조사하고자 하면서 특히 측도보존계의 구조에 관해 규명하고자 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푸앵카레Poincaré에 의해 증명된 역학계의 회귀성에 관한 정리를 일반화할 수 있었고 이는 현재 다중회귀정리multiple recurrence theorem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중회귀정리Multiple recurrence theorem

\((X,\Im ,\mu ,T)\)가 측도보존계이고 \(A\in \Im \)가 양의 측도를 가지면 임의의 자연수 \(k\)에 대해 다음의 부등식 \(\mu (A\cap { T }^{ -n }A\cap \cdots \cap { T }^{ -kn }A)>0\)을 만족하는 자연수 \(n\)이 존재한다.

이와 더불어 그는 역학계의 회귀성에 관한 결과와 조합적 구조에 관한 대응법칙 correspondence principle을 발견하였고 그의 다중회귀정리가 세메레디Szemerédi 정리와 동치가 됨을 규명하였습니다.

 

퍼르스텐버그 대응법칙Furstenberg correspondence principle

양의 위쪽점근밀도를 가지는 임의의 자연수의 부분집합 \(A\)에 대하여 측도보존계 \((X,\Im ,\mu ,T)\)와 \(\mu (E)=\overline { d } (A)\)를 만족하는 집합 \(E\in \Im \)가 존재하여 임의의 자연수 \({ n }_{ 1 },{ n }_{ 2 },\cdots ,{ n }_{ k }\)에 대해

\(\overline { d } (A\cap (A-{ n }_{ 1 })\cap \cdots \cap (A-{ n }_{ k }))\ge \mu (E\cap { T }^{ -{ n }_{ 1 } }E\cap \cdots \cap { T }^{ -{ n }_{ k } }E)\)

가 성립한다.

퍼르스텐버그Furstenberg는 이후 이츠하크 카츠넬슨Y. Katznelson과 도날드 오른쉬타인D. Ornstein과 함께 대학원 1학년 과정을 수료한 학생들이 읽을 수 있는 수준으로 이 증명을 정리하여 미국수학회지Bulletin of AMS [HKO]에 발표하였습니다. 또한 퍼르스텐버그Furstenberg는 이와 관련된 연구 결과들을 정리하여, 저서 “Recurrence in ergodic theory and combinatorial number theory”[H6]를 출간하였고 이는 현재까지 그가 출간한 저작물 중 가장 많이 인용된 저서로 알려져 있습니다.

퍼르스텐버그Furstenberg의 연구결과는 단순히 새로운 증명을 제시한 것 이상으로 조합적 구조 분석에 관해 새로운 동역학적 방법론이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후 이 분야는 기존의 전통적인 방법으로 밝히지 못한 다양한 새로운 연구 결과들을 도출하면서 현재 에르고딕 램지 이론ergodic Ramsey theory이라는 이름으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특히 1996년 비탈리 버겔슨V. Bergelson과 알렉산더 레이브먼A. Leibman은 이 새로운 방법론을 활용하여 등차수열을 포함한 다양한 다항식의 구조가 양의 위쪽점근밀도를 가지는 집합에 나타날 수 있음을 증명하여 기존의 세메레디Szemerédi 정리를 일반화하였고 이는 현재까지 다른 접근법으로는 증명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또한 퍼르스텐버그Furstenberg에 의해서 개발된 에르고딕 방법론은 이후 벤 그린B. Green과 테렌스 타오T. Tao의 소수에 관한 놀라운 새로운 연구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소수는 그 자체뿐만 아니라 소수의 분포도 수학적으로 상당히 많은 관심을 끄는 중요한 주제입니다. 쌍둥이 소수에 관한 가설은 \(p,p+2\)가 동시에 소수인 \(p\)가 무한히 많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고, 최근 이탕 장Y. Zhang을 포함한 여러 연구자들에 의해 자연수 \(M\)이 존재해서 \(p,p+M\)이 소수인 \(p\)가 무한히 많이 존재함이 밝혀졌습니다. 또한 임의의 자연수 \(N\)에 대해 \(N!+2,N!+3,\cdots, N!+N\)에서 볼 수 있듯 임의의 길이 구간에서 소수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어서 소수는 상당히 불규칙한 구조로 분포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5, 11, 17, 23\)과 같이 소수 내에서도 유한한 길이의 등차수열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그린Green과 타오Tao는 임의의 길이 \(k\)에 대해 \(a,a+d, \cdots, a+(k-1)d\)가 모두 소수인 경우가 무한히 많음을 증명하여 불규칙적으로 보이는 소수의 구조에도 일정한 수학적 질서가 나타남을 증명하였습니다.

이외에도 퍼르스텐버그Furstenberg는 다양한 연구 업적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수학계에 제시하였는데 그의 모든 연구를 소개하기는 힘들지만, 이 중 몇 가지 중요한 결과들을 간략히 소개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Disjointness of ergodic systems [H4]
1967년 퍼르스텐버그Furstenberg는 주어진 동역학계들 사이의 관계를 연구하면서 두 계가 서로 독립적이라는 것을 수학적으로 정의한 동역학계의 서로소disjointness라는 개념을 소개하는 논문을 발표하였습니다. 이후 이는 역학계의 서로 상대적인 결합이론 theory of joinings이라는 현대 에르고딕 이론의 중요한 연구 분야 중 하나로 발전하는데 기초가 되었습니다. 또한 이 논문에서 소개된 여러 개념들은 수론과 프랙탈 이론뿐만 아니라 신호처리signal process등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쳤고 이 논문은 그가 발표한 논문 중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 Structure theorem for minimal distal flows [H3]
상술한 측도보존계의 구조에 관한 정리와 마찬가지로 퍼르스텐버그Furstenberg는 위상동역학의 새로운 구조에 관한 정리를 증명하여 1963년 논문을 출판하였습니다. 이는 위상동역학의 새로운 연구방법론을 제시하여 이 분야의 발전에 공헌하였고 윌리엄 비치W. Veech는 그의 서베이 논문 “Topological Dynamics”에서 이 결과를 “the most important single breakthrough”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3) Unique ergodicity of the horocycle flow on a surface of constant negative curvature [H5]
동역학계의 에르고딕 측도가 오직 하나밖에 없는 계를 단일 에르고딕uniquely ergodic 계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무리수 \(\alpha\)에 대해 \(X=[0,1)\)이고, \(T(x)=x+\alpha\)  \((mod\)  \(1)\)이면, 이 계는 단일 에르고딕성질unique ergodicity을 가지는 가장 간단한 예이고 대부분의 역학계에서는 무수히 많은 에르고딕 측도가 존재합니다. 1972년에 발표된 퍼르스텐버그Furstenberg의 이 결과는 리군Lie group의 작용에 관한 동역학적 이론의 기초가 되는 연구 결과로 예를 들면 마리나 래트너M. Ratner의 unipotent 부분군의 작용 아래 보존되는 측도들과 관련된 연구에 기초가 되었습니다.

(4) Furstenberg boundary [H2]
1963년 출판된 논문에서 퍼르스텐버그Furstenberg는 그의 이름을 딴 퍼르스텐버그 경계Furstenberg boundary라는 군의 구조와 관련된 새로운 중요한 개념을 제시하였고,  군위에서의 랜덤 워크random walk와 관련된 새로운 연구 결과들을 통해 이후 리군 연구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맺음말 

퍼르스텐버그Furstenberg는 단순히 새로운 수학적 결과를 도출하기보다는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분야의 수학 이론들 사이에서 남다른 통찰력으로 새로운 관계를 발견하고 이를 통해 혁신적인 접근법을 제시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수학적 난제에 그만의 독특한 시각을 제시하였고 이는 단순히 한 가지 연구 결과를 창출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수학의 새로운 연구 분야를 창출하여 현대 수학의 다양한 발전에 기여하였습니다. 그의 제자 중 한 명인 비탈리 버겔슨V. Bergelson 교수는 “힐렐Hillel의 수학은 예상치 못했던 결과들일 뿐 아니라, 깊이 있고, 아름답고 그리고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그를 한마디로 묘사하면 이디쉬Yiddish어로 위대한 Mensch1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하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퍼르스텐버그Furstenberg의 연구는 현대의 수론과 조합론 분야에서 새로운 동역학적 접근법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후속 연구를 촉진하여 에르고딕 이론을 현대 수학의 중요한 연구 분야로 발전시켜 나가는 데 크게 공헌하였습니다. 그린-타오Green-Tao의 소수에 관한 정리와 아인시들러-카톡-린덴스트라우스Einsiedler-Katok-Lindenstrauss의 리틀우드Littlewood 추측에 관한 연구에서 동역학적 방법론은 핵심적인 역할을 하였고, 최근 들어 수론의 주요 연구 주제 중 하나인 사르낙Sarnak 추측은 동역학적 언어로 기술되어 수론과 동역학의 융합 연구가 보다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 퍼르스텐버그Furstenberg의 업적들이 현재 어떻게 발전되어 가고 있는지 살펴보았지만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영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는 한국의 대학원생들이나 젊은 수학자들이 퍼르스텐버그Furstenberg의 강의를 이곳에서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는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가 유대인의 코셔Kosher 식사법을 따라 (그도 알고 있었듯이) 한국에 오면 아마 요구르트외에는 거의 먹을 것이 없을 것 같아 초대하지 못 하였고 이후 한국에서 음식들이 좀 더 다양해진 후에는 그의 건강이 여행을 허락하지 않아 초대할 수가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알고 지내면서 그와의 여러 대화나 경험을 통해 그가 참으로 겸손하고 따뜻한 수학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차세대 수학자를 길러내기 위한 그의 드러나지 않는 노력도 언급하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그의 아벨상 수상을 축하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아직 미해결 상태인 1960년대의 퍼르스텐버그Furstenberg \(\times 2\times 3\)times two times three추측을 소개하면서 이 글을 마치려고 합니다.

 

\(\times 2\times 3\) 추측times two times three conjecture

집합 \(X=[0,1)\) 위에서 두 변환 \(Tx = 2x\)  \((mod\)  \(1)\)과 \(Sx= 3x\)  \((mod\)  \(1)\)에 대해 보존측도invariant measure이면서 연속측도continuous measure인 경우는 오직 르벡측도뿐이다.

특히 1990년 다니엘 루돌프D. Rudolph에 의해 양의 엔트로피 조건하에서 이 추측이 성립함이 증명되었지만, 여전히 이 추측은 엔트로피가 \(0\)인 동역학계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해결인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이 추측은 아인시들러-카톡-린덴스트라우스 Einsiedler-Katok-Lindenstrauss의 리틀우드 추측Littlewood conjecture에 관한 공동연구에 영향을 끼쳤고 또한 현재 \(\left\{ T,S \right\} \)가 만드는 \(Z^2\)군보다 더 일반적인 군의 작용에 대한 보존측도를 찾는 문제인 측도분류measure classification라 불리는 문제의 최초의 중요한 예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측도분류는 마르굴리스Margulis 추측을 포함한 다양한 연구와 맞물려 많은 관심을 끌고 있고 현재까지도 에르고딕 이론 분야의 주요 문제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추측과 루돌프Rudolph의 연구 결과로 에르고딕 이론 분야에서 엔트로피가 \(0\)인 역학계에 관한 연구의 중요성이 많이 부각되었고 현재 이와 관련된 활발한 연구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참고문헌

[H1] Furstenberg, H. On the infinitude of primes. Amer. Math. Monthly 62 (1955), 353.
[H2] Furstenberg, H. A Poisson formula for semi-simple Lie groups. Ann. of Math. (2) 77 (1963), 335–386.
[H3] Furstenberg, H. The structure of distal flows. Amer. J. Math. 85 (1963), 477–515.
[H4] Furstenberg, H. Disjointness in ergodic theory, minimal sets, and a problem in Diophantine approximation. Math. Systems Theory 1 (1967), 1–49.
[H5] Furstenberg, H. The unique ergodicity of the horocycle flow. Recent advances in topological dynamics. (Proc. Conf., Yale Univ., New Haven, Conn., 1972; in honor of Gustav Arnold Hedlund), pp. 95–115.
[H6] Furstenberg, H. Recurrence in ergodic theory and combinatorial number theory. M. B. Porter Lectures. Princeton University Press, Princeton, N. J., 1981, xi+203 pp. ISBN:o-691-08269-3
[HKO] Furstenberg, H; Katznelson, Y; Ornstein, D. The ergodic theoretical proof of Szemerédi’s theorem. Bull. Amer. Math. Soc. (N. S.) 7 (1982), no.3, 527-552
[S] Szemerédi, E. On sets of integers containing no k elements in arithmetic progression. Acta Arith. 27 (1975), 199–245.

Authors

고계원

고등과학원

CMC 연구교수

손영환

포항공과대학교

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