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 “매듭이론과 저차원 다양체 [1]: 단면 매듭이란 무엇인가?”에서는 단면 매듭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동계성concordance이라 불리는 매듭 간의 동치관계를 정의하고, 모든 매듭의 동치류 집합에 연산을 추가하여 만들어지는 매듭 동계군knot concordance group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동계군의 개념은 60년대에 폭스Ralph H. Fox와 밀너John W. Milnor[9] 소개하였으며 우리는 이를 통해 매듭을 보다 더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후 동계군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어 현재는 이 군의 구조에 대하여 많은 것들이 알려졌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에 관해 간단히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동계군

우선, 단면 매듭을 만드는 방법을 한가지 소개하겠습니다. 만약 \(K: S^1 \hookrightarrow S^3\)가 주어진 매듭이라고 하면 \(-K\)는 \(K\)를 거울에 비추었을 때 얻어지는 매듭이라고 하겠습니다. (더 정확히는 거울상의 방향을 바꾸어야 하지만 편의상 방향성은 고려하지 않겠습니다.) 두 매듭의 연결합인 \(K\# -K\)는 항상 단면 매듭이 됩니다.그 이유는 [그림1]에서 볼 수 있습니다. \(\mathbb{R}^2:=\{(x_1,x_2,0,0)\}\)를 축으로 \(\mathbb{R}^3_+:=\{(x_1,x_2,x_3,0)\mid x_3 \geq 0\}\)를 180도 회전하여 얻어진 \(\mathbb{R}^4_+\)에서 \(K\)의 궤적은 매끄럽게 매장된 \(B^2\)가 되는데, 이때 \(K\#-K\)가 이 \(B^2\)의 경계가 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180도에서 멈추지 않고 360도 회전을 한다면 2차원 매듭 \(S^2 \hookrightarrow S^4\)를 얻을 수 있는데 이는 이전 글 “매듭이론과 저차원 다양체 [1]: 단면 매듭이란 무엇인가?”에서 언급한 아틴Emil Artin의 2차원 매듭spun knot 입니다.[1]

 

 

매듭 \(K, J: S^1 \hookrightarrow S^3\)가 있을 때 만약 \(K\# -J\)가 단면 매듭이면 우리는 \(K\)와 \(J\)가 서로 동계concordant라고 부릅니다. 위에서 보았듯이 모든 매듭 \(K\)에 대하여 \(K\# -K\)는 단면 매듭이기 때문에 \(K\)는 스스로와 동계이며(반사관계), 동계성이 대칭관계와 추이관계가 된다는 사실 또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동계성은 동치관계입니다. 앞으로 매듭 \(K\)의 동치류는 \([K]\)로 표시하겠습니다. 즉,

$$[K]:=\{K’ \mid K’\#-K\text{가 단면 매듭}\}.$$
더 나아가 모든 매듭들의 동치류를 모아놓은 집합에 연산을 연결합으로 정의하겠습니다. 즉,

$$[K]+[J]:=[K\#J].$$
그러면 이 집합은 가환군이 된다는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으며 우리는 이 가환군을 매듭 동계군knot concordance group이라고 부르며, 이를 \(\mathcal{C}\)로 표기하겠습니다. 가장 간단한 매듭인 풀린 매듭의 동치류가 \(\mathcal{C}\)의 항등원이 되며 이 동치류는 모든 단면 매듭들을 모아 놓은 집합입니다.

그러므로 이전 글 “매듭이론과 저차원 다양체 [1]: 단면 매듭이란 무엇인가?”에서 보았던 모든 매듭이 단면 매듭이 아니라는 폭스와 밀너의 정리는 \(\mathcal{C}\)가 자명군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 줍니다. 또한 무라수기Kunio Murasugi[13] 증명한 세잎 매듭을 아무리 여러 번 연결합을 하더라도 단면 매듭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mathcal{C}\)에서 세잎 매듭의 동치류가 무한차수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즉, \(\mathcal{C}\)는 \(\mathbb{Z}\)를 부분군으로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mathcal{C}\)에는 유한 차수를 가지는 원소가 있을까요? [그림2]에서 나오는 8자 매듭을 \(J\)라고 부르겠습니다. [그림2]에서 볼 수 있듯이 \(J\)는 그의 거울상 \(-J\)와 같습니다. 조금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그림2]에서 보여주는 것은 8자 매듭이 그의 거울상의 방향을 바꾼 매듭과 같아진다는 사실입니다. 이럴 때 우리는 \(J\)는 negative amphichiral인 매듭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전 글 “매듭이론과 저차원 다양체 [1]: 단면 매듭이란 무엇인가?”에서 확인하였듯 \(J\)는 단면 매듭이 아닙니다. 그래서 \([J]\)는 \(\mathcal{C}\)에서 항등원이 아닌 원소가 되는 반면

$$[J]+[J] = [J \# J] = [J\# -J] = [\text{풀린 매듭}] \in \mathcal{C}.$$
\([J]\)의 차수가 2라는 사실은 \(\mathcal{C}\)가 \(\mathbb{Z} / 2\mathbb{Z}\)도 부분군으로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8자 매듭 외에도 단면 매듭이 아니면서 negative amphichiral인 매듭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를 통하여 차수가 2인 원소들은 \(\mathcal{C}\)에서 많이 찾을 수 있지만, 2가 아닌 유한 차수를 가지는 원소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차수가 2인 모든 원소가 negative amphichiral한 매듭의 동치류인지도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대수적 동계군

르빈Jerome Levine[11,12] 동계군 \(\mathcal{C}\)를 대수적인 방법을 통하여 체계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모든 매듭은 \(S^3\)에 매끄럽게 매장되어 있는 어떤 2차원 다양체의 경계가 됩니다. 이 다양체는 사이퍼트 곡면Seifert surface이라 불리며, [그림3]에 설명되어 있듯이 사이퍼트 알고리즘이라는 과정을 통하여 구체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어떤 사이퍼트 곡면이 주어졌을 때 그 곡면 위에 있는 새로운 매듭들은 기존의 매듭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사이퍼트는[14] 사이퍼트 곡면 위의 매듭들이 얼마나 서로 엉켜있는지를 대수적(이 값은 연환수라고 불립니다)으로 측정하고 모든 대수적인 정보를 하나의 행렬로 모았습니다. 이 행렬을 사이퍼트 행렬이라고 합니다. ([그림4 참조])

 

 

위에서 우리는 모든 매듭을 모아놓은 집합에 단면 매듭의 개념을 사용해서 동치류를 정의했습니다. 더 나아가 이를 통하여 동계군 \(\mathcal{C}\)를 정의하였습니다. 비슷한 방법으로 모든 사이퍼트 행렬을 모아놓고 대수적 단면 매듭algebraically slice knot이라는 개념을 통하여 대수적 동계성algebraic concordance이라 불리는 동치류와, 대수적 동계군algebraic knot concordance group \(\mathcal{AC}\)를 정의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정의를 하지는 않겠지만 어떤 매듭이 대수적 단면 매듭인 것은 그 매듭의 사이퍼트 곡면 위에 충분히 많은 매듭들이 있어서 서로 대수적으로는 엉켜있지 않은 상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리고 모든 단면 매듭은 대수적 단면 매듭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전사 준동형 사상surjective homomorphism \(\phi \colon \mathcal{C} \twoheadrightarrow \mathcal{AC}\)가 있습니다.

르빈은 \(\mathcal{AC}\)가 \(\mathbb{Z}^\infty \oplus (\mathbb{Z}/2\mathbb{Z})^\infty \oplus (\mathbb{Z}/4\mathbb{Z})^\infty\)와 동형이라는 사실을 보였습니다. 이는 \(\mathcal{C}\)가 최소한 \(\mathbb{Z}^\infty \oplus (\mathbb{Z}/2\mathbb{Z})^\infty \oplus (\mathbb{Z}/4\mathbb{Z})^\infty\)만큼의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고차원 동계군에서 일어납니다. 양의 정수 \(n\)에 대해 \(2n-1\)차원 매듭 \(S^{2n-1} \hookrightarrow S^{2n+1}\)을 모두 모은 것에 \(\mathcal{C}\)를 정의했던 방법을 그대로 사용하면 \(2n-1\)차원 동계군 \(\mathcal{C}_{2n-1}\)을 정의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mathcal{C}_{1}\)은 \(\mathcal{C}\)와 같습니다.) 그리고 르빈은, 고차원에서는 동계군에서 대수적 동계군으로의 전사 준동형 사상이 사실은 동형 사상이라는 것을 보였습니다. 즉, 만약 \(n>1\)이면


$$\phi_{2n-1} \colon \mathcal{C}_{2n-1} \xrightarrow{\sim} \mathcal{AC} \cong \mathbb{Z}^\infty \oplus (\mathbb{Z}/2\mathbb{Z})^\infty \oplus (\mathbb{Z}/4\mathbb{Z})^\infty.$$
그리하여 고차원 매듭들의 동계성은 각 매듭들의 대수적 정보만으로 결정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 증명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떤 매듭이 대수적 단면 매듭일 때 그 매듭의 사이퍼트 곡면 위에는 대수적으로 엉켜있지 않은 매듭들이 있는데 이들은 \(B^{2n+2}\)에서 각각 서로 만나지 않는 매끄럽게 매장된 \(B^{n+1}\)의 경계가 됩니다. 이 매끄럽게 매장된 \(B^{n+1}\)들과 기존의 사이퍼트 곡면을 사용하면(ambient surgery라고 불립니다) 처음 시작한 매듭이 단면 매듭이라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위 증명이 가능한 것은 고차원에서는 대수적으로 엉켜있지 않은 매듭들이 각각 서로 만나지 않게 매끄럽게 매장된 \(B^{n+1}\)의 경계가 되기 때문입니다. 반면 4차원에서는 (\(n=1\)) 대수적인 정보를 기하학적으로 바꾸어 줄 수 있는 Whitney trick을[15] ([그림5] 참고)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위의 증명을 적용할 수 없습니다.

 

 

르빈 이후의 동계군

70년대에 캐손Andrew Casson과 고든Cameron Gordon[2,3] 1차원 동계군은 고차원의 동계군처럼 대수적인 방법만으로는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였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그들은 전사 준동형 사상 \(\phi \colon \mathcal{C} \twoheadrightarrow \mathcal{AC}\)이 단사 준동형 사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였습니다. 즉, 대수적 단면 매듭이지만 단면 매듭은 아닌 매듭의 존재를 증명한 것입니다.

더 나아가 코크란Tim Cochran, 오르Kent Orr, 타이크너Peter Teichner[8] \(\mathcal{C}\)에 훨씬 더 복잡한 구조가 있다는 사실을 \(\mathcal{C}\)의 여과filtration를 통해 보였습니다. 동계군 \(\mathcal{C}\)에 다양한 여과를 줄 수 있는데, 그중 하나는 grope 여과라고 불리며 다음과 같이 표시합니다.

$$\cdots \subseteq \mathcal{G}_{n.5} \subseteq \mathcal{G}_{n} \subseteq \cdots \subseteq \mathcal{G}_{3} \subseteq \mathcal{G}_{2.5} \subseteq \mathcal{G}_{2} \subseteq \mathcal{G}_{1.5}\subseteq \mathcal{C}.$$

이 여과는 매듭의 사이퍼트 곡면 위 매듭들이 \(B^2\) 대신 다양한 2차원 공간의 경계가 되는 것을 허용하여 얻어지는 여과입니다. 이 여과는 매듭이 기하학적으로 단면 매듭과 얼마나 가까운지를 grope이라는 공간을([그림6] 참조) 통하여 근접하려는 아이디어에서 나왔다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mathcal{C}\)의 구조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mathcal{C}\)에 거리 함수를 정의하여 연구를[4,7] 하기도 하며 또한 \(\mathcal{C}\)의 프랙털 구조가 있는지 혹은 으뜸 분해primary decomposition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도[5,6,10] 진행 중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매듭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기 위하여 단면 매듭의 개념을 사용하여 정의된 매듭의 동계군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정의로부터 이미 매듭 동계군과 4차원 다양체의 연구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 연관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고자 합니다.

참고문헌

  1. Artin. Zur Isotopie zweidimensionaler Flächen im R4. Abh. Math. Sem. Univ. Hamburg, 4(1):174-177, 1925.
  2. Andrew Casson and Cameron McA. Gordon. On slice knots in dimension three. In Algebraic and geometric topology (Proc. Sympos. Pure Math., Stanford Univ., Stanford, Calif., 1976), Part 2, pages 39-53. Amer. Math. Soc., Providence, R.I., 1978.
  3. Andrew Casson and Cameron McA. Gordon. Cobordism of classical knots. In À la recherche de la topologie perdue, pages 181-199. Birkhauser Boston, Boston, MA, 1986. With an appendix by P. M. Gilmer.
  4. Tim D. Cochran and Shelly Harvey. The geometry of the knot concordance space. Algebr. Geom. Topol., 18(5):2509-2540, 2018.
  5. Jae Choon Cha. Primary decomposition in the smooth concordance group of topologically slice knots. arXiv:1910.14629, 2019.
  6. Tim D. Cochran, Shelly Harvey, and Constance Leidy. Primary decomposition and the fractal nature of knot concordance. Math. Ann., 351(2):443-508, 2011.
  7. Tim D. Cochran, Shelly Harvey, and Mark Powell. Grope metrics on the knot concordance set. J. Topol., 10(3):669-699, 2017.
  8. Tim D. Cochran, Kent E. Orr, and Peter Teichner. Knot concordance, Whitney towers and L2-signatures. Ann. of Math. (2), 157(2):433-519, 2003.
  9. Ralph H. Fox and John W. Milnor. Singularities of 2-spheres in 4-space and cobordism of knots. Osaka Math. J., 3:257-267, 1966.
  10. Min Hoon Kim, Se-Goo Kim, and Taehee Kim. Primary decomposition of knot concordance and von Neumann rho-invariants. Proc. Amer. Math. Soc., 149(1):439-447, 2021.
  11. Jerome Levine. Invariants of knot cobordism. Invent. Math., 8:98{110; addendum, ibid. 8 (1969), 355, 1969.
  12. Jerome Levine. Knot cobordism groups in codimension two. Comment. Math. Helv., 44:229-244, 1969.
  13. Kunio Murasugi. On a certain numerical invariant of link types. Trans. Amer. Math. Soc., 117:387-422, 1965.
  14. H. Seifert. Über das Geschlecht von Knoten. Math. Ann., 110(1):571-592, 1935.
  15. Hassler Whitney. The self-intersections of a smooth n-manifold in 2n-space. Ann. of Math. (2), 45:220-246, 1944.
박정환
KAIST 수리과학부 조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