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퍼즐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3월의 퍼즐에 참여해주신 분 중 정답과 함께 좋은 풀이를 보내주신 지충현님께
HORIZON에서 준비한 선물을 전달드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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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호 문제는 미국의 수학 단체인 Pi Mu Epsilon에서 발간하는 저널 7권 1호인 1979년 가을호에서 발췌하였다. 원작자는 Richard I. Hess였다.

어느 달의 첫 날과 마지막 날의 요일이 같으려면 윤달인 2월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청년이 결혼한 날은 2월 1일, 청년의 생일은 2월 29일이다.

1900년처럼 100의 배수인 해는 윤년이 아니지만, 400의 배수인 2000년은 다시 윤년이 되므로, 지난 100년 동안은 4년마다 윤년이 있었다. 그러면 어느 해 2월 29일부터 그 다음 2월 29일까지는 \(4 \times 365+1 = 1461\)일이 걸리고, 이 수는 7로 나누어 5가 남으므로 2월 29일의 요일이 같아지려면 태어난 뒤로 일곱 번째 2월 29일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청년의 나이는 우리 나이로 \(4 \times 7 + 1 = 29\)세이다.

물론 조건을 충족하는 나이로는 \(4 \times 7 \times 2 + 1 = 57, 4 \times 7 \times 3 + 1 = 85, \dots\)도 가능하지만, 문제에서 “청년”이라고 하였으므로 조건에 부합하는 답은 29가 될 수밖에 없다.

 

 
 

다음은 3월의 정답자로 선정된 지충현님의 해설입니다.

 


한 달은 28, 29, 30, 31일인 경우가 있는데 이 중 첫 날과 마지막 날의 요일이 동일한 경우는 29일인 경우밖에 없습니다. 즉, 청년의 생일은 불쌍하게도 2월 29일로 확정되고, 결혼기념일은 2월 1일이 됩니다.

계산을 해 보면 매 2월 29일마다 요일은 다섯 요일 뒤로 밀립니다(1976년 2월 29일은 일요일, 1980년 2월 29일은 금요일, 1984년 2월 29일은 수요일…).
따라서 윤년이 7번 지나면 35요일 밀리게 되어서 같은 요일이 됩니다.
윤년이 7번이면 7 * 4 = 28년이 경과하게 됩니다. 그리고 태어난 해에 한국식 나이로는 한 살이니 28년 뒤에는 스물아홉 살이 됩니다. 답은 29세.
(이후 28의 배수 해 후도 모두 같은 요일이겠지만 56 + 1 = 57세만 되어도 이미 청년이라고 볼 수는 없겠지요)

– 대한제국은 1896년에 그레고리력을 받아들였다고 하는데, 문제의 청년이 1896년 2월 29일생이라면 어떻게 될까요? 1900년은 그레고리력에서 예외에 해당하는 연도이기 때문에 윤년이 아닙니다(2000년은 ‘예외의 예외’로 윤년이고, 따라서 2000년을 끼고 있는 경우에는 문제의 답에 영향이 없습니다). 이 경우 같은 요일이 되는 주기가 바뀌는데요, 정확히는 12년 뒤인 1908년 2월 29일과 같은 요일(둘 다 토요일)이 됩니다. 13세라면 청년이라고 볼지 아슬아슬하기는 하지만 조선시대의 조혼 풍습이 갑오개혁 이후에도 남아있었다고 하니 13세 꼬마신랑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13세도 답이 됩니다.

– 위 1908년에 28년을 더한 1936년 2월 29일도 토요일이지만, 21세기라면 몰라도 1936년에 41세 아저씨를 청년이라고 부르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 음력 설이 지나야 나이를 먹는다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면 경우에 따라 1살 정도 왔다갔다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굳이 설날을 따져보지는 않도록 하겠습니다.

– 한편 그레고리력은 1582년에 도입이 되었는데, 도입 당시 1582년 10월 5일부터 10월 14일까지를 없애버렸기 때문에(10월 4일 목요일 다음 날이 10월 15일 금요일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문제의 청년이 그 전, 예를 들어 1580년 2월 29일에 태어났다면 어떻게 될지도 생각해볼 만 합니다. 하지만 결혼선물로 받았다는 천체망원경은 1608년에야 발명이 되었다고 하고, 발명되자 마자 시제품으로 팔리지는 않았을 것이니, 1580년 또는 그 전에 태어난 청년이 생일선물로 받을 수는 없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생각하지 않기로 하겠습니다.

– 하지만 청년이 1752년에 그레고리력을 도입한 영국인이었다거나, 1918년에 도입한 러시아인이었다거나, 1700년부터 1712년까지 달력이 오락가락하다가 1753년에 그레고리력을 도입한 스웨덴 제국 사람이었다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그런 사람들이 왜 나이를 한국식으로 세겠냐는 핑계로 이만 마치겠습니다.

 

박부성
경남대학교 수학교육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