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링 문제Waring’s problem

정수의 집합은 덧셈과 곱셈에 대하여 닫혀 있다. 즉 정수 더하기 정수, 정수 곱하기 정수를 한 값들은 다시 정수이다. 정수론 분야 중 특히 가법 정수론additive number theory은 정수의 부분집합의 구조를 덧셈의 관점에서 연구하는 분야인데, 이 분야의 오래된 문제 중 하나로 웨어링 문제Waring’s problem를 들 수 있다. 또한 웨어링 문제를 변형시킨 유연한 웨어링 문제easier Waring’s problem 역시 많은 수학자들에 의해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 온 가법 정수론 분야의 주요 문제이다.

먼저 웨어링 문제는 수학자 웨어링Waring이 1770년에 제안한 문제로, 임의의 모든 양의 정수를 음이 아닌 정수의 \(k\)제곱수의 ‘합’으로 표현할 때 필요한 최소의 합의 개

수 \(s(k)\)가 존재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예를 들어 \(k\)가 \(2\)인 경우의 웨어링 문제, 즉 임의의 양의 정수를 완전제곱의 합으로 표현하고자 한다면,

\(1=1^2, ~~ 2=1^2+1^2, ~~3=1^2+1^2+1^2,~~4=2^2, ~~5=1^2+2^2, ~~6=1^2+1^2+2^2\)

등으로 표현되어 \(6\)이하의 양의 정수는 많아야 \(3\)개의 완전제곱의 합으로 표현된다. 그러나 \(7\)은 \(3\)개 이하의 제곱의 합으로 쓰일 수 없음을 보일 수 있다. 즉 \(7\)은 \(3^2\)보다 작기 때문에, \(7\)을 제곱들의 합으로 쓴다면 \(2^2\)과 \(1\)의 합으로만 쓸 수 있다. 가능한 최소의 합을 구성하기 위하여 더 큰 제곱수인 \(2^2\)을 최대한 많이 더한다고 할 때, \(2^2\)은 두 번 더하면 \(7\)보다 크기 때문에 \(2^2\)은 최대 한 번만 더해져야 한다. 따라서 가능한 합의 최소개수의 경우는,

\(7=1^2+1^2+1^2+2^2\)

이며, 따라서 \(3\)개 이하의 제곱의 합은 불가능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제곱의 합의 형태, 즉 \(k\)가 \(2\)인 경우의 합의 최소값 \(s(2)\)는 \(4\)이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 모든 양의 정수는 \(4\)개 이하의 제곱의 합으로 표현되는가? 이는 라그랑쥐Lagrange가 1770년에 네 개의 제곱 정리Lagrange’s Four-Square Theorem를 증명하면서 정확히 \(s(2)=4\)임이 증명되었다.

또한 \(k\)가 \(3\)일 때, 즉 임의의 양의 정수를 세제곱의 합으로 표현할 때 \(s(3)\)의 하한값을 최적화된 값은 아니지만 비슷한 방법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23\)은 \(3^3\)보다 작은 수이므로 \(23\)을 세제곱들의 합으로 쓴다면 \(2^3\)과 \(1\)의 합으로만 쓸 수 있다. 가능한 최소의 합을 구성하기 위하여 더 큰 세제곱수인 \(2^3\)을 최대한 많이 더한다고 할 때, \(2^3\)은 세 번 더하면 \(23\)보다 크기 때문에 \(2^3\)은 최대 두 번만 더해져야 한다. 따라서 \(23\)을 최소개수의 가능한 합으로 표현하는 경우는 아래와 같다.

\(23=1^3+1^3+1^3+1^3+1^3+1^3+1^3+2^3+2^3\)

따라서 적어도 \(9\)개의 세제곱의 합이 필요하므로 세제곱의 합, 즉 \(k\)가 \(3\)인 경우의 합의 최소값 \(s(3)\)는 \(9\)이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반적인 \(k\)제곱수의 합의 경우를 같은 방법으로 생각해 보기 위하여 \(1\)과 \(2^k\)의 합으로만 쓸 수 있는 양의 정수 \(m\)을 고려하자. 그러면 \(m\)은 \(3^k-1\)이하이고, \(1\)을 \(2^k\)이상의 횟수만큼은 더할 수 없으므로 \(1\)은 최대 \(2^k-1\)번 더하는 경우를 고려하여, 나머지 수인 \(m-(2^k-1)\)가 \(2^k\)를 \(a\)번 더하여 표현된다고 할 때, 이러한 \(a\)는 부등식,

\(a2^k=m-(2^k-1)\leq (3^k-1)-(2^k-1)=3^k-2^k\)

을 만족한다. 그중 가장 큰 양의 정수 \(a\)를 고른다면, \(a\)를 \(\left[ \left(\frac{3}{2}\right)^k\right]-1\)로 택할 수 있고 (여기서 \([x]\)는 \(x\)를 넘지 않는 가장 큰 정수로서 \(x\)의 가우스 기호값이라 불린다) 이때,

\(m=\left(\left[\left(\frac{3}{2}\right)^k\right]-1\right)2^k+(2^k-1)1^k\)

이다. 즉 이러한 \(m\)은 최대 \(\left[ \left(\frac{3}{2}\right)^k\right]-1\)번의 \(2^k\)을 더하고, 나머지 \(2^k-1\)번의 \(1\)을 더하여 표현되므로, \(s(k)\)의 하한은 이 둘의 합인 \(2^k+\left[ \left(\frac{3}{2}\right)^k\right]-2\)임을 알 수 있다.

웨어링 문제는 1909년 힐버트Hilbert가 각 \(k\)에 대하여 \(s(k)\)가 유한수로서 결정될 수 있음을 처음 보였다. 그 후 1920년 하디Hardy와 리틀우드Littlewood가 함께 \(s(k)\)의 존재성을 보이는 새로운 증명방법을 제시하였다. 해석적 정수론의 많은 문제들에 응용되어온 매우 중요한 결과인 Hardy-Littlewood Circle Method가 바로 이들의 방법이다. 또한 그 이후로 여러 수학자들이 이 방법을 이용하여, 위에서 설명한 하한값 \(2^k+\left[ \left(\frac{3}{2}\right)^k\right]-2\)가 대부분의 \(k\)에 대하여 \(s(k)\)값이 됨을 증명하는데 성공하였다. 그리고 이후 모든 \(k\)에 대하여도 이 값이 \(s(k)\)의 정확한 값이 될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웨어링 문제를 유연화시킨 유연한 웨어링 문제Easier Waring’s problem

유연한 웨어링 문제easier Waring’s problem는 E.M.라이트E.M.Wright가 1934년에 제안한 문제로서, 임의의 모든 양의 정수를 음이 아닌 정수의 \(k\)제곱수의 합 또는 차로 표현할 때 필요한 최소의 합의 개수 \(v(k)\)를 찾는 문제이다. 합뿐만 아니라 차도 허용하기 때문에 표현의 방법이 더욱 유연하여, 아마도 이러한 이유에서 “더 쉬운” 웨어링 문제라 이름 붙여진 듯하다. 따라서 양의 정수를 이러한 방법으로 표현하는데 필요한 최소값도 웨어링 문제의 경우보다 크지 않을 것이다. 즉 \(v(k)\leq s(k)\)이다. 그러나 \(v(k)\)의 정확한 값은 아직 미해결 문제인 대신, \(v(k)\)의 상한값은 E.M.라이트의 논문에서 주어졌으며, 그의 논문과 이후 여러 수학자들에 의해 몇몇의 작은 \(k\) 값에 대하여 \(v(k)\)의 하한값이 얻어졌다. E.M.라이트의 증명의 주요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다. 우선 \((x+1)^k-x^k\)을 \((k-1)\)번 미분하여, 귀납법으로 다음 식을 유도한다.

\(\sum\limits_{r=0}^{k-1}(-1)^r\begin{pmatrix} k-1\\ r\end{pmatrix}(x+r)^k = k!x+d.\)

여기서 \(d\)는 \(x\)에 무관한 정수이다. 따라서 임의의 양의 정수 \(n\)에 대하여 \(n-d\)를 \(k!\)로 나누었을 때, \(n-d=k!q+m\)이며 \(-\dfrac{k!}{d}<m\leq \dfrac{k!}{2}\)을 만족하는 두 정수 \(q\)와 \(m\)이 존재한다. 따라서

\(n=k!q+d+m=|m|(\pm 1)^k+\sum\limits_{r=0}^{k-1}(-1)^r\begin{pmatrix} k-1\\ r\end{pmatrix}(q+r)^k\)

이고 \(\sum\limits_{r=0}^{k-1}\begin{pmatrix} k-1\\ r\end{pmatrix}=2^{k-1}\)이므로 \(v(k)\)의 상한값으로 \(v(k)\leq \dfrac{k!}{2}+2^{k-1}\)임이 보여진다. Wright은 또한 몇몇 \(k\)에 대한 \(v(k)\)의 하한값을 여러 항등식과 모듈러 항등식들을 이용하여 계산하였다.

 

정수 이외의 다양한 대수구조로의 웨어링 문제 확장

정수론과 산술기하 분야에서 연구되는 주요 문제 중 하나는 디오판토스 방정식Diophantine equation의 정수해의 존재성 여부를 결정하고, 해가 존재한다면 해를 찾는 것이다. 여기서 디오판토스 방정식이란 계수가 정수인 다항방정식polynomial equation을 말하는데, 특히 주어진 임의의 정수 \(n\)에 대하여 디오판토스 방정식 \(x_1^k+x_2^k+\cdots +x_s^k=n\)을 고려하면, 이 방정식의 정수해 \((x_1,x_2,\ldots,x_s)\))의 존재성이 앞에서 설명한 웨어링 문제와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x_1^2+x_2^2+x_3^2=7\)은 정수해를 갖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모든 양의 정수 \(n\)에 대하여 \(x_1^2+x_2^2+x_3^2+x_4^2=\)의 정수해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대수기하학에서는 디오판토스 방정식의 정수해의 집합을 정수 상에서의 대수다양체algebraic variety라 정의하는데, 대수다양체의 구조는 정수의 집합 이외에도 다음과 같이 확장된 집합에서 정의될 수 있고, 웨어링 문제도 이러한 집합으로 확장할 수 있다.

덧셈에 대하여 닫혀 있는 정수의 집합은 연산에 대한 결합법칙 성립과 항등원과 역원의 존재라는 추가조건을 만족하는 군group이라 불리는 기본적인 대수적 구조이다. 또한 유리수는 두 정수의 비율로 표현되는데, 즉 유리수는 \(\dfrac{n}{m}\) (\(n\)과 \(m\neq 0\)은 정수)의 형태로 표현할 수 있는데, 유리수의 집합은 정수를 포함하며 두 연산, 덧셈과 곱셈에 대하여 닫혀있으며 체field라고 불리는 좋은 대수적 구조이다. 위에서 소개한 웨어링 문제와 Easier 웨어링 문제를 유리수의 집합으로 확장하여 다음과 같은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우선 유리수로 확장된 웨어링 문제는 다음과 같다. 유리수를 계수로 갖는 다항식 \(f(x), g(x)\neq 0\)에 대하여 \(F(x)=\dfrac{f(x)}{g(x)}\)라 두면, 임의의 유리수 \(a\)가

\begin{equation} \tag{1}
a=F(b_1)+F(b_2)+\cdots +F(b_s)
\end{equation}

을 만족하게 되는 유리수 \(b_1,b_2,\ldots b_s\)가 존재할 때의 최소의 \(s\)값을 찾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며, 원래의 웨어링 문제는 \(F(x)=x^k\)의 경우가 된다. 또한 위의 항등식 \((1)\)의 형태가

\begin{align*}
a=\pm F(b_1)\pm F(b_2)\pm \cdots \pm F(b_s)
\end{align*}

의 형태로 합 또는 차로 표현되는 경우가 유리수로 확장된 유연한 웨어링 문제easier Waring’s problem이다. 유연한 웨어링 문제easier Waring’s problem에 대한 답으로 이러한 \(s\)가 존재함이 알려졌고, \(g(x)\)가 상수인 경우, 즉 \(F(x)\)가 다항식인 경우에는 다항식의 차수에 따라 웨어링 문제와 유연한 웨어링 문제easier Waring’s problem에 대한 그러한 \(s\)의 존재여부가 증명되었다. 또한 이러한 항등식에 분모의 최소공배수를 곱하여 정리해서 얻은 유리수 계수를 갖는 다항방정식에 의해 대수다양체를 정의할 수 있고, 유리수체 상에서의 다양체 구조를 연구하는 문제가 된다.

이외에도 정수 집합의 문제들을 가환환commutative ring 또는 행렬의 부분집합 등과 같은 특별한 대수적 구조로 확장한 연구와, 유리수의 집합을 수체 등의 다양한 체로 확장한 연구가 계속 진행되어왔으며, 이는 특별한 체나 환 상에서의 대수다양체의 구조 연구와 연결된다.

 

웨어링 문제와 관련된 쎄타 급수

웨어링 문제와 관련하여 \(n\)을 \(k\)승의 \(s\)개의 합으로 표현하는 방법의 가짓수를 계산하는 문제도 중요한 문제 중 하나이다. 하디와 리틀우드가 1920년에 이 방법의 가짓수의 점근적 행동 모형을 제시하였다. 한편, 주어진 임의의 정수 \(n\)과 \(a_{ij}\)에 대하여, 디오판토스 방정식,

\begin{equation}\tag{2}
n=a_{11}x_1^2+a_{22}x_2^2+\cdots +a_{mm}x_m^2+\sum\limits_{1\leq i<j\leq m}a_{ij}x_ix_j
\end{equation}

을 만족하는 정수해 \((x_1,x_2,\ldots,x_m)\)의 존재성을 결정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근의 개수를 구하는 문제 또한 정수론의 주요 문제 중 하나이다. 특히 식 \((2)\)의 계수가 \(a_{ii}=1\) \((i=1,2,\ldots, m)\)이고, \(a_{ij}=0\) \((i\neq j)\)을 만족하는 경우일 때, 정수를 제곱의 합으로 표현하는 방법의 가짓수를 계산하는 문제가 되는데, 이는 반값정수half-integral 무게weight의 모듈러 형식인 쎄타 급수theta series와 관련 연구 결과로서 얻어질 수 있음이 알려져 있다. 쎄타 급수는

\(\theta(\bar{a},z)=\sum\limits_{n=-\infty}^\infty e^{2\pi i
(a_{11}x_1^2+a_{22}x_2^2+\cdots +a_{mm}x_m^2+\sum\limits_{1\leq i<j\leq m}a_{ij}x_ix_j)z}\)

로 정의되는데, \(r(\bar{a},n)\)이 \((2)\)의 정수해 \((x_1,x_2,\ldots, x_m)\)의 개수를 나타낸다고 하면, 쎄타 급수가

\(\theta(\bar{a},z)=\sum\limits_{n=0}^\infty r(\bar{a},n) e^{2\pi i nz}\)

을 만족함을 이용하여 근의 개수의 생성함수generating function가 된다. 이와 같이 특별한 모듈러 형식의 프리에 계수Fourier coefficients를 연구에 의한 문제의 답이 얻어질 것이라 기대하게 되었다. 이러한 이유뿐만 아니라, 특히 모듈러 형식의 프리에 계수는 많은 산술적 정보를 갖고 있어, 정수론의 주요 연구주제가 되어 왔다.

웨어링 또는 easier 웨어링 문제를 연구해 온 수학자들에 의해 도출된 방법 및 결과들은 이러한 모듈러 형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산술적 문제를 다루는 정수론 문제들에 많이 응용되어 왔으며, 웨어링 문제는 위에 언급된 문제들을 포함하여 다양한 문제들과 관련되고 확장되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이 결과들은 가법 정수론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대수적 구조 연구 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임보해
KAIST 수리과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