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학 현미경이란?
광학 현미경이란 주로 가시광영역 400 – 700 nm 파장의 빛을 광원으로 활용하거나 측정하는 현미경을 의미하는 것으로 측정 대상 및 원리에 따라 여러 종류의 현미경으로 발전되어왔다. 자외선, 근적외선, 적외선을 광원으로 사용할 수 있으나 이는 특수한 경우에 사용되고,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광학현미경은 대부분 가시광선 영역의 빛을 광원으로 활용 혹은 관측한다. 1600년대 사람의 눈으로 시편을 확대해서 볼 수 있는 광학 현미경이 처음 발명된 이후 세포와 미생물 같이 기존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것들을 관측한 이후 새로운 과학 분야가 탄생하였고, 현재도 수많은 광학 현미경 기술이 개발되어 많은 연구에 활용되고 되고 있다.
광학 현미경은 여러 가지 장점을 갖고 있어 그 활용도가 매우 높다. 가장 큰 장점은 광학 현미경을 통해 확대된 시편의 모습은 눈을 통해서 직접 관찰할 수 있고 측정된 결과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현미경 전문가가 아니라 하더라도 현미경 결과를 분석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이 활용할 수 있는 점이다. 눈으로 대상을 직접 보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유치원 및 초등학교 과학 실습 시간에 광학 현미경을 학습용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또 다른 광학 현미경의 장점은 특별한 샘플 준비 과정 없이 빠르게 변화하는 대상을 실시간으로 관측할 수 있는 점이다. 살아있는 미생물 시편을 현미경을 통해 관찰하면 스스로 움직이며 헤엄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는데, 전자 현미경 혹은 원자 현미경의 경우 영상을 얻기 위해 시편을 코팅하거나 고정시키는 과정이 필요해 살아있는 생명체의 관찰이 어렵다. 반면 광학 현미경은 시편의 특별한 처리 과정이 필요하지 않고, 가시광선이 다른 전자 빔이나 x-ray 보다 시편에 손상을 적게 주기 때문에 살아있는 대상의 관찰이 매우 용이하다. 이런 이유로 광학 현미경은 물질 검사에도 활용이 되지만 의생명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가장 간단한 형태의 광학 현미경은 복합 현미경 compound microscope 으로 두 개 이상의 렌즈로 구성이 되어 있고 작은 물체로부터 나온 빛이 렌즈를 통과하면서 물체가 크게 확대된 것처럼 관측할 수 있다. 실습 시간에 광학현미경을 통해 시편을 관측했던 경험을 떠올려보면 준비된 시편을 현미경에 올려두고, 대물렌즈를 시편 가까이 위치한 다음 대안렌즈에 눈을 가져가 시편의 높낮이 혹은 대물렌즈의 높낮이를 조절하며 가장 선명하게 상을 볼 수 있도록 만들었었다. 이는 광학 현미경의 렌즈를 활용해 상을 확대하고, 렌즈의 초점거리에 따라 상이 맺히는 위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가장 선명한 상을 관찰할 수 있도록 조절하는 과정이다. 렌즈를 통해 물체의 모습을 확대할 수 있는 원리는 기학광학 개념을 통해 설명이 가능하다. 빛은 파동과 입자의 성질을 동시에 갖기 때문에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 매우 복잡하지만, 기하광학에서는 빛의 직진하는 성질 rectilinear property 만을 고려하기 때문에 쉽게 빛이 전달되는 광경로 optical path 를 예측할 수 있다. 아래 그림에서 보이는 것처럼 물체의 한 점에서 나온 빛은 대물렌즈를 통과해 대안렌즈의 초점거리보다 짧은 위치에 상을 형성한다. 이렇게 생긴 상은 다시 대안렌즈를 통해 확대된 허상을 형성하게 되며 우리는 실제 크기보다 확대된 시편의 모습을 관찰하게 된다.
렌즈의 초점 거리의 따라서 다양한 크기로 확대 비율을 조절할 수 있지만, 확대할 수 있는 배율의 크기에 따라 관측할 수 있는 영역의 크기가 줄어들기 때문에 보통 하나의 현미경에 2~3개의 대물렌즈를 설치해 시편과 관측 목적에 따라 바꿔가며 영상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한다. 광학 현미경으로 획득할 수 있는 영상의 품질은 빛의 경로를 변경할 수 있는 렌즈에 의해 결정이 되는데, 렌즈의 모양에 따라, 그리고 측정하는 빛의 파장에 따라 수차 aberration 라고 하는 복잡한 변수가 존재한다. 따라서 광학 현미경의 발전은 정밀한 렌즈 가공 및 제작 기술과 함께 이뤄졌다. 최신 현미경에 활용되는 대물렌즈는 다양한 수차를 보정할 수 있도록 여러 렌즈로 구성되어 있고 특수한 코팅이 되어있기 때문에 가격이 매우 비싸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광학 현미경은 눈으로 대상을 관측할 수 있고, 카메라로 쉽게 영상을 저장할 수 있다. 또한 렌즈와 카메라, 광원을 포함하여 많은 광학부품이 가시광선 영역에서 개발되어 자외선, 근적외선, 적외선 영역에 비해 사용할 수 있는 광학 부품의 종류도 많고 가격이 저렴한 장점이 있다. 전자 현미경이나 X-ray 현미경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수많은 분야에서 광학 현미경을 기본 관측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광학 현미경은 대상을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빛의 산란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빛의 산란은 빛이 물질과 반응하여 그 경로를 바꾸는 것이다. 불투명하다고 하는 것은 광학적으로 살펴보면 직진하는 빛이 산란에 의해 경로를 여러 번 바꾸며 기존의 정보를 확인하기 어렵게 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투명한 물과 우유를 떠올리면 된다. 투명한 물은 빛의 산란이 적어 물속을 살펴볼 수 있지만 우유는 단백질에 의해 빛의 산란이 많이 일어나 하얗게 보이고 내부를 살펴볼 수 없다. 보통의 광학 현미경으로 수 백 마이크로미터의 두께를 갖는 불투명한 시편은 정확히 관찰하기 어렵다. 이처럼 광학 현미경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시편이 매우 얇거나, 투명하거나 반사가 잘 되어 시편으로부터 충분한 양의 빛 신호가 나와야 하는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광학 현미경은 어떤 신호를 측정할까?
광학 현미경은 빛과 물체의 상호작용에 의한 결과를 관측한다. 물체의 구성에 따라 물체는 고유의 광특성을 갖게 되는데, 이 특성에 따라 빛과 물체가 다양한 상호 작용을 하게 된다. 특히 물체의 광특성 중 굴절률은 물체가 얼마나 빛을 잘 통과시키는지 결정하는 특성으로 물체와 빛의 상호 작용에 큰 영향을 준다. 거울과 같은 표면에서는 빛의 반사가 일어나고, 굴절률이 달라지는 경계에서는 빛의 굴절과 산란이 일어나 광원으로부터 나온 빛의 경로를 바꾼다. 빛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는 물질은 주어진 빛을 사라지게 만들 수 있다. 이렇게 기존의 빛의 광경로와 달라진 광경로는 물체와 배경을 구분할 수 있게 하여 물체를 관찰할 수 있게 한다. 반사, 굴절, 흡수, 산란과 같은 빛과 물체의 상호 작용 외에도 물체의 광특성에 따라 빛의 위상 및 편광이 변하기도 하고, 빛을 낼 수 있는 물질에서는 광원과 다른 파장의 빛 신호가 발생한다. 또한 빛을 흡수할 수 있는 물체는 빛 에너지를 진동을 통해 음파로 변환시키는 광음향 효과를 일으켜 빛을 활용하지만 음파 영역에서 물체를 관찰할 수도 있다.
광학 현미경은 다양한 빛과 물체의 상호작용 중 특정 신호만을 선별적으로 측정하여 물체를 관측하기 때문에 측정하는 빛과 물체의 상호작용에 따라 여러 종류의 광학 현미경이 존재한다. 측정하는 물체에 따라 필요한 신호가 다르기 때문에 적절한 광학 현미경 종류를 잘 선택해야 한다. 빛과 물체의 상호작용은 크게 표지자 활용의 유무로 구분할 수 있다. 빛의 반사, 굴절, 흡수, 산란의 신호는 관측하고자 하는 대상 및 주위 환경에 의해서 모두 일어날 수 있어 특정 대상만 관찰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이 문제는 관찰하고자 하는 대상에서만 신호를 선별적으로 측정할 수 있으면 해결할 수 있다. 표지자는 이미 알려져 있는 신호를 발생할 수 있는 물질로 관찰 대상에 붙여놓고, 표지자의 신호만 측정하면 원하는 대상만 관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표지자를 활용하지 않는 현미경의 경우 물체 고유의 광특성에 따른 신호를 측정할 수 있어 원하는 신호를 분석하는 영상 분석 과정이 필요하다. 표지자를 활용 유무에 따라 광학 현미경의 종류 및 장단점이 달라지고, 영상 분석 방법도 달라진다. 본 연재물에서는 먼저 표지자를 활용한 광학 현미경에 대해 소개할 것이다.
표지자를 활용한 선별적인 대상 관찰
숨은 그림 찾기를 할 때 숨은 물체를 배경과 다른 색으로 칠해 놓으면 손쉽게 숨은 물체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이와 비슷하게 관찰 대상에만 표지자를 붙여놓고, 표지자의 신호만 측정을 하면 원하는 대상만 선별적으로 측정을 할 수 있다. 이런 표지자 활용의 장점으로 인해 표지자 개발 연구가 활발히 이뤄졌고, 현재는 형광 물질, 나노파티클, 퀀텀 닷 등 여러 수많은 종류의 표지자가 개발되어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특히 의생명 분야는 복잡한 생체환경 속에서 원하는 유전자, 단백질, 세포의 움직임 등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표지자를 기본 연구 방법으로 활용하고, 표지자 중 형광 물질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빛을 내는 현상을 발광 Luminescence 이라 하고, 발광 중 빛 에너지를 흡수해 다시 빛을 내는 현상을 광발광 Photoluminescence 이라 한다. 광발광 현상은 그 원리에 따라 다시 형광 Fluorescence 과 인광 Phosphorescence 으로 나뉜다. 형광과 인광 모두 빛 에너지를 흡수하여 빛을 만드는 과정이지만 형광은 빛 에너지 전달이 끊기면 수 나노 초 이하에 발생하는 빛이 사라지지만 인광은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 빛을 발생한다. 따라서 빛 에너지를 전달했을 때만 즉각적으로 원하는 빛 신호를 발생하는 형광 물질이 많은 곳에 응용되기 시작했다. 형광은 형광펜이나 형광등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매우 익숙한 단어이다. 형광의 기본 원리를 살펴보면 형광 물질이 빛 에너지를 흡수해서 다시 빛을 방출하는 것이다. 중요한 부분을 형광펜으로 표시한 문서를 복사해 본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검은색으로 출력된 글자는 복사가 잘되는 반면 형광펜으로 표시한 부분은 복사가 잘 되지 않는 것을 확인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복사기 원리가 빛이 반사되는 부분은 흰색으로, 글자에 의해서 빛이 흡수된 부분은 어둡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발생한다. 형광펜으로 표시한 부분은 복사를 할 때 복사기에서 나온 빛을 흡수해 다시 빛을 만들기 때문에 복사기 입장에서는 형광펜 부분은 복사할 내용이 없는 것처럼 인식해 형광펜 부분이 복사가 잘 안되는 것이다. 형광의 원리를 조금 더 과학적으로 살펴보면 형광 물질의 전자의 에너지 준위 변화와 관련이 있다. 전자의 에너지 준위는 양자화되어 층층이 나눠져 있다.
바닥상태 Ground state 에서 안정한 상태로 있던 전자가 광자의 에너지를 흡수하면 높은 에너지 준위로 여기excitation 되며 들뜬 상태가 되었다가 일부 에너지를 잃고 다시 바닥상태의 에너지 준위로 내려오면서 그 에너지 차이만큼 같은 에너지를 갖는 빛의 형태로 방출하는 것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형광물질은 흡수하는 빛의 광자가 갖는 에너지보다 적은 에너지를 갖는 빛으로 내보내기 때문에 광원과 다른 색의 빛이 나온다. 빛은 에너지가 높으면 짧은 파장 파란색 을 갖고, 에너지가 낮으면 긴 파장 빨간색 을 갖게 된다. 형광 신호는 짧은 파장의 빛을 흡수해 긴 파장의 빛을 방출하기 때문에 형광 물질에서는 가시광선 영역에서 흡수한 빛보다 더 빨간색 영역으로 바뀐 빛 신호가 나온다. 형광 물질에서 흡수하는 빛과 방출되는 빛의 에너지 파장의 길이가 다른 점은 형광 물질에서 방출된 빛 신호를 측정하기 쉽게 하는 장점이 있다. 필터 혹은 특수한 거울을 활용해 형광 물질 조사에 사용한 빛 보다 긴 파장의 빛만 카메라에 측정할 수 있도록 하면, 형광 물질에서 방출된 빛만 측정할 수 있어, 형광 물질이 붙은 대상만 관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형광 단백질의 유전자 정보 발견 및 폭넓은 의생명 응용
형광 물질에 대한 기록은 기원전부터 존재하고 George Gabriel Stokes 가 1852년 논문에서 발광하는 현상 중 형광이라는 현상에 대해 이름을 붙인 이후 형광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한다. 의생명 연구에 형광 물질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표지자가 생체 친화적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일반적인 생체 친화적 특성이 없는 형광 물질을 표지자로 사용할 경우 생체 기능에 피해를 주거나 면역 반응과 같이 원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다. 따라서 의생명 연구에 형광 물질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생체 친화적인 특징을 필수적으로 갖고 있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형광 물질을 의생명 연구에 본격적으로 활용하게 되는 시점은 형광 단백질의 유전자 정보 발견 이후부터이다.
그러면 생체 친화적인 형광 물질이란 어떤 것일까?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형광 물질을 갖고 있는 생명체에서 형광 물질을 추출해서 사용하는 방법이다. 영화나 다큐멘터리에서 바닷속에서 해파리가 파랗게 빛나거나 산호가 형형 색색의 빛을 띤 장면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쿠아리움에서 해파리가 있는 수족관을 볼 때 해파리가 빛을 내는 것을 본 경험이 있을 수도 있다.
해파리나 산호가 형형색색의 빛을 낼 수 있는 이유는 형광 단백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형광 단백질의 화학 구조는 원통 형태로 전자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 빛 에너지를 흡수하였다가 빛을 방출할 수 있다. 형광 단백질은 해파리 혹은 산호와 같은 생명체에 존재하기 때문에 생체 친화적인 특성이 있어 의생명 연구에 쉽게 활용할 수 있다. 바다에서 해파리가 빛을 내는 것은 오래전부터 관찰이 되었지만, 실제로 형광 단백질 존재의 확인은 1960대 이뤄지고, 형광 단백질의 유전자 정보는 1990년대 들어서 파악이 된다. Martin Chalfie, Osamu Shimomura, Roger Y. Tsien 세명이 해파리로부터 형광 단백질을 추출하고, 유전정보를 파악하고, 유전자 조작을 통해 여러 색의 형광 단백질을 만들어 많은 분야의 발전을 이룩한 공로로 2008년 노벨 화학상을 받게 된다.[2] 형광 단백질을 관찰 대상에 붙여 놓으면 형광 신호 측정만으로 쉽게 대상의 구조나 기능을 선별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세포 내 신호전달 체계, 유전자 전사과정, 세포의 사멸 과정 등 수많은 연구가 가능해졌다. 또한 칼슘과 같은 이온들도 형광 물질을 통해 관찰이 가능하다. 특정 이온이 없을 때는 형광을 일으키지 않다가 특정 이온이 존재하면 화학적 구조 변화를 통해 형광을 내기 시작한다. 세포 내 칼슘의 농도는 수많은 기능을 담당하는데 이런 방식을 활용해 세포 혹은 조직 내 실시간으로 변화는 칼슘의 농도 측정도 가능하다. 또한 형광 단백질의 유전자 정보를 알고 있기 때문에 관찰하고 싶은 단백질을 발현하는 유전자 염기서열 뒤에 형광 단백질을 발현할 수 있는 유전자를 유전자 조작 기술을 통해 삽입하면 대상 단백질이 만들어질 때 자동으로 형광 단백질이 붙어있는 채로 만들 수 있다. 이렇게 유전자 조작 기술을 통해서 빛을 내는 세포, 조직, 생명체를 만들 수 있어, 발생학, 종양학, 신경과학 등에서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형광 표지자를 관찰하기 위한 다양한 광학 현미경 기술
다양한 형광 표지자의 개발은 형광 현미경의 발전과 함께 이뤄졌고, 그 결과 형광 신호 측정 및 응용을 위한 다양한 종류의 형광 현미경이 개발되었다.
(1) 대면적 형광 현미경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형광 현미경은 대면적 형광 현미경이다. 형광의 원리가 짧은 파장의 빛을 흡수해 긴 파장의 빛을 방출하기 때문에 대면적 형광 현미경은 시편 전체를 짧은 파장의 빛으로 조사하고, 카메라 앞에는 형광에 의해 방출된 긴 파장의 빛만 측정하기 위한 필터를 두는 방식이다. 광학계를 최적화하기 위해 밴드 패스 필터 2개와 다이크로익 미러로 구성된 큐브를 활용하기도 한다. 밴드 패스 필터는 특정 파장의 빛만 통과시킬 수 있는 필터로 형광 물질을 조사하는 빛과 형광 물질에 의해 방출된 빛을 통과시킬 수 있는 필터를 각각 두고, 그 사이에는 다이크로익 미러를 둔다. 다이크로익 미러는 조성에 따라 특정 파장보다 짧은 빛은 반사시키고 긴 파장은 투과시키는 성질을 갖고 있다. 따라서 2개의 밴드 패스 필터와 하나의 다이크로익 미러를 하나의 큐브로 구성해 놓으면 특정 형광 물질의 영상을 쉽게 얻을 수 있다. 보통 여러 형광 신호를 측정하기 위해 2개 이상의 큐브를 갖고 있어 실험 목적에 따라 조절해서 사용한다.
대면적 형광 현미경의 가장 큰 장점은 시편 전체에 빛을 조사하기 때문에 한 번의 촬영 만으로 전체 영역의 형광 신호를 측정할 수 있어 넓은 면적을 빠르게 측정할 수 있는 것이다. 시편 전체의 형광 신호의 변화를 빠르게 측정해야 할 상황에는 대면적 형광 현미경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반면 전체 영역에 빛을 조사하고 형광 신호를 측정하면 특정 영역에서 나온 형광 신호가 다른 영역에서 발생한 형광 신호와 겹쳐지기 때문에 공간 해상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2) 공초점 형광 현미경
공초점 현미경이 개발된 이후 고해상도 형광영상 획득 및 3차원 영상이 가능해졌다. 인공지능의 대가로 알려진 MIT 마빈 민스키 박사는 1957년 공초점 현미경의 개념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였다. 당시 기술적 한계로 구현이 되지 않았던 공초점 현미경은 레이저 및 자동화 스테이지 발명 이후 1990년 근처 상용화가 되어 현재는 의생명 분야를 포함하여 다양한 분야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공초점 현미경의 개념은 초점 부분 외에서 오는 빛 신호로 인해 간섭이 발생하는 거나 영상의 품질의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현미경의 초점 부위에서 나온 빛이 핀홀이라고 불리는 바늘구멍을 지나 카메라에 측정되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초점 외에서 나온 신호는 핀홀을 통과하지 못해 초점에서 신호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원리가 형광 신호와 결합하면 형광 영상의 해상도 증가 및 3차원 영상이 가능해진다. 특정 부분에 빛을 전달해서 형광 신호를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빛이 초점을 생성할 때 3차원 적으로 에너지가 분포하게 되고 따라서 초점이 맺힌 곳 위아래에도 빛 에너지가 전달되어 형광 신호가 나오게 된다. 이렇게 초점 외 발생하는 형광 신호는 핀홀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관측하고자 하는 초점 위치의 형광 신호만 측정하게 된다. 이런 원리로 물체를 3차원 상에서 한 층씩 관찰할 수 있고 이를 광학적인 절편 optical sectioning 기술이라고 한다. 이를 활용하면 물체의 3차원 구조 중 한 층의 형광 영상을 얻고 물체의 높이를 조절하고 다시 한 층의 형광 영상을 얻는 방식으로 여러 높이의 절편 영상을 획득하고 나면, 측정된 당시의 높이 정보를 알고 있기 때문에 간단한 영상 처리를 통해 물체의 3차원 형광 영상을 얻을 수 있다. 공초점 현미경의 원리를 적용하기 위해 레이저를 활용하는 이유는 레이저의 특징이 단색 (한 파장)의 빛이고, 공간적으로 레이저 빔의 집속collimation 이 쉬워 원하는 크기의 빛을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집속된 레이저 빔은 대물렌즈를 통해 작은 초점 영역에만 빛 에너지를 전달하여 그 위치에서만 형광 신호를 발생시킬 수 있다. 측정하려는 모든 영역에서 형광 신호를 얻기 위해서는 레이저 빔이 전달되는 초점 위치를 변경해야 하는데 이는 2차원 갈바노미터 스캐너를 통해 이뤄진다. 갈바노미터 스캐너는 모터를 통해 거울의 각도를 조절하는 장비로 하나의 거울은 x 축 방향, 다른 하나의 거울은 y 축 방향으로 회전할 수 있도록 하면 측정하고자 하는 모든 영역에 초점 위치를 옮길 수 있다. 이를 래스터 스캐닝 raster scanning 이라고 하고, 이를 통해 2차원 광학 절편 영상을 획득할 수 있다. 한 장의 절편 영상 획득 후 자동 스테이지를 통해 시편의 높이를 수 nm에서 수백 um까지 움직여 다른 높이의 절편 영상을 획득하는 과정을 거치면 시편의 3차원 형광 영상을 획득할 수 있다. 또한 여러 대의 레이저를 사용하면 다양한 종류의 형광을 측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공초점 현미경은 핀홀을 활용해 초점 외 발생하는 형광 신호를 제거해 3차원 고해상도 영상을 획득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이는 핀홀을 통과한 형광 신호만 측정하기 때문에 형광의 세기가 어두워지는 단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더 높은 에너지의 레이저를 사용하거나 카메라 노출 시간을 길게 해야 하는데, 이러면 높은 빛 에너지에 의해 시편 및 형광 물질에 손상이 일어나거나, 긴 노출시간으로 인해 빠르게 변화되는 현상 측정이 어렵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3) 다광자 현미경
다광자 현미경은 극초단파 펄스 레이저를 광원으로 활용해 비선형 일으켜 영상을 획득하는 현미경이다. 1931년 Göppert-Mayer의 박사학위 논문에서 이광자 흡수 two-photon absorption 의 이론적인 배경이 제안되고 난 후 1990년 처음으로 이광자 흡수 현상을 활용한 다광자 현미경이 개발된다. 이후 다광자 현미경이 상용화되고 공초점 현미경에 비해 두꺼운 조직의 3차원 영상 획득 및 살아있는 동물에서 영상 획득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밝혀지고 난 후 현재는 살아있는 개체의 형광 영상을 획득하는데 널리 활용되고 있다. 앞서 소개한 공초점 현미경도 3차원 영상 획득이 가능하지만 측정 가능한 조직의 두께가 100 um 이하이다. 이는 가시광선 영역의 빛이 생체 조직을 투과하며 산란이 많이 일어나 깊은 조직에 깨끗한 초점을 맺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공초점 현미경은 핀홀에 의해 형광 신호 손실이 있어 밝은 영상을 얻기 위해서는 더 많은 빛 에너지를 전달 해야하고 이는 살아있는 세포 및 조직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다광자 현미경은 주로 800-900 nm 경우에 따라서는 1700 nm의 빛을 광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가시광선에 비해 산란이 적게 일어나 더 깊은 곳까지 빛을 전달하여 초점을 맺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 결과 다광자 현미경을 활용하면 500 um ~ 1000 um 두께의 조직에서도 3차원 형광 영상을 획득할 수 있다. 또한 다광자 현미경의 신호 획득 원리에 따라 핀홀이 필요 없기 때문에 발생한 형광 빛을 모두 측정할 수 있기 때문 핀홀을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단점이 없어진다.
다광자 현미경은 어떤 원리로 형광 신호를 발생하는 것일까? 다광자 현미경은 극초단파 펄스 레이저를 광원으로 사용한다. 펄스는 우리의 심장박동 신호와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혈액이 심장에 모였다가 나가면서 혈액 순환이 이뤄지는데 심장은 펌프의 역할을 통해 피를 규칙적으로 내보내고 이를 맥박으로 확인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펄스 레이저는 빛 신호가 특정 시간에만 나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10Hz의 빛이라고 하면 0.1초당 한 번씩 빛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극초단파라는 의미는 하나의 빛 펄스의 지속시간이 매우 짧은 것을 의미한다. 다광자 현미경은 주로 80 Mhz 100 fs 레이저를 활용한다. 이는 초당 8천만 번의 빛 펄스를 발생하는 것을 의미 1.25 x 10-8 초마다 한 번의 빛 펄스가 발생 하고 하나의 빛 펄스 지속 시간이 100 x 10-15 초 인 것을 의미한다. 즉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순간적으로 빛 펄스가 지속하는 것이다. 에너지는 파워 x 시간이기 때문에 같은 에너지라 하더라도 시간이 매우 짧으면 파워는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같은 에너지인 경우 빛 펄스 지속 시간이 펨토초 10-15초 영역이라고 하면 빛의 파워는 매우 크게 높아지게 된다. 이렇게 높은 파워를 갖는 펨토초 레이저로 초점을 만들면 공간적으로 빛이 모여 매우 단위 면적당 매우 높은 파워의 빛이 발생하고, 이렇게 높은 파워의 빛은 확률적으로 비선형 효과를 일으키게 된다. 형광과 관련된 비선형 효과는 다광자 효과이다. 형광의 원리가 빛 에너지를 흡수하여 일부 에너지를 잃고 낮은 에너지를 방출하기 때문에 항상 낮은 빛 에너지 더 빨간색 영역의 빛 이 발생한다. 반면 다광자 효과는 긴 파장의 빛을 활용하여도 동시에 여러 빛이 전자에 에너지를 전달에 하나의 빛 에너지가 전달하는 것 이상으로 전자를 들뜬 상태를 만들 수 있고 이를 통해 형광 신호를 생성한다.
즉 낮은 에너지의 빛으로 높은 에너지의 빛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다광자 효과는 빛의 파워가 매우 높을 때만 일어나기 때문에 빛이 초점을 형성한 부위에서만 발생해 초점에서만 형광 신호가 나온다. 따라서 초점 외 다른 곳에서 형광 신호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핀홀이 필요 없는 것이다. 이런 원리를 활용해 공초점 현미경과 같이 빛의 초점 위치를 변경하여 2차원 광학 절편 영상을 획득하고 자동 스테이지를 통해 높이를 조절해 3차원 형광 영상을 획득할 수 있다. 긴 파장의 빛을 활용하기 때문에 두꺼운 조직의 깊은 곳 영상 획득이 가능하고, 낮은 에너지의 빛 활용이 가능해 세포 및 조직에 손상을 적게 줄 수 있어 살아 있는 동물의 뇌영상 혹은 오랜 기간 관측하여야 하는 질병 동물 모델의 영상을 획득하는데 활용되고 있다.
극초단파 펄스 레이저를 광원으로 활용하는 현미경은 표지자 없이 특정 물질의 영상을 획득할 수 있는 장점도 존재한다. 다광자 효과의 경우 형광 물질의 신호를 획득하는 데 사용할 수 있지만, 생체 내 존재하는 자가 형광 autofluorescence 신호도 관측할 수 있다. 생체 에너지를 만드는 대사와 관련된 여러 물질들은 형광 단백질과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다. 따라서 약하지만 빛 에너지를 흡수해서 빛을 방출할 수 있고 이를 자가 형광이라고 부른다. 주로 미토콘드리아와 같이 에너지 생성을 담당하는 물질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별도의 염색 없이 자가 형광 영상을 통해 세포의 대사를 측정할 수 있다. 또한 극초단파 펄스레이저에 의해 발생하는 비선형 효과 중 물질의 구조와 상호작용을 하여 2차 및 3차 고조파 생성 second / third harmonic generation 이 있다. 이는 물질의 구조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효과로 2차 고조파는 입사한 빛의 2배 주파수, 3차 고조파는 3배 주파수의 빛을 생성하게 된다. 예를 들어 800 nm 빛을 활용했을 때 2차 고조파가 발생하면 정확히 400 nm 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2차 3차 고조파 현상은 생체 물질에서 발생할 수 있다. 콜라겐과 같은 섬유 물질이 대표적인 2차 고조파 생성 물질이다. 따라서 별도의 염색 없이 콜라겐 섬유 분포의 영상을 얻을 수 있고 이는 암의 발생 및 전이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정보이다. 또한 신경세포는 미엘린 myelin 이라는 지방층으로 덮여 신경 세포를 보호하며 전기 신호를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데, 지방이 대표적인 3차 고조파 생성 물질이기 때문에 3차 고조파 영상을 통해 별도의 염색 없이도 뇌 속 신경 세포의 및 신경망의 구조를 영상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이런 고조파 생성 효과는 그래핀과 같이 2차원 물질을 분석하는데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4) 광시트 현미경
다광자 현미경은 두꺼운 조직의 3차원 영상을 얻을 수 있지만 래스터 스캐닝을 통해 한 점씩 형광 신호를 측정하여 2차원 영상을 만들어 한 장의 광학 절편 영상을 얻기 때문에 3차원 영상 획득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한계가 있다. 최근 광시트 현미경의 발달로 인해 기존의 공초점 현미경 및 다광자 현미경이 갖고 있던 3차원 영상의 속도 한계를 극복하여 빠르게 3차원 형광 신호 측정이 가능해져 배아의 발달 연구, 암 연구, 뇌기능 연구 등에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광시트 현미경의 핵심 원리는 2차원 평면 형태의 빛을 만들어 형광을 여기 excitation 시키는 조명으로 활용해 한 번의 촬영으로 한 장의 광학 절편을 측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2차원 평면 조명의 방향과 형광 신호를 측정하는 방향이 서로 수직으로 이뤄져 있다.
이 구조는 2차원 평면 조명에서 발생하는 형광 신호만 측정이 가능하고, 조명에 의한 배경 신호는 측정이 되지 않기 때문에 높은 신호 대 잡음비 signal to noise ratio 의 형광 영상을 측정할 수 있다. 높은 신호 대 잡음비는 낮은 에너지의 광원 사용이 가능해져 빛에 의한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2차원 평면 조명을 통해 한 장의 광학 절편 영상을 획득하고, 샘플 혹은 광학계를 높이 방향으로 움직여 3차원 영상 획득이 가능하다. 광시트 현미경은 1912년 처음 개념이 제안되었으나 2004년에 이르러 형광 현미경에 적용되었고, 현재는 광시트 현미경이 상용화되었으며 관련한 기술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현재 최신 광시트 현미경은 초당 몇 회의 3차원 영상 측정이 가능하다. 넓은 영역의 3차원 형광 영상을 매우 빠르게 측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배아의 발달 과정을 측정하거나, 심장의 움직임, 뇌 전체의 영상 획득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특히 특정 물질에 3차원 상에서 공간적으로 이동을 할 때 광시트 현미경을 활용하면 그 움직임을 파악하기 매우 용이하다.
광시트 현미경의 한계는 시편의 광학적으로 불투명하여 산란이 높으면 정확한 신호를 측정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산란이 많이 발생하면 2차원의 평면 형태의 빛이 유지가 되지 않아 고해상도 광학 절편 영상을 얻기 어려워진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최근 개발된 조직 투명화 기술과 접목하여 다양한 조직의 생체 기능 및 질병 관련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조직 투명화 기술은 조직의 구조와 기능에 관련된 물질들은 유지하며 산란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들을 제거하여 투명한 젤리처럼 만드는 기술이다. 이를 활용하면 불투명했던 물질이 투명해지기 때문에 산란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가 사라져 기존의 광시트 현미경을 활용하여 쉽게 형광 영상을 획득할 수 있다.
맺음말
본 연재물에서는 광학 현미경의 기초와 표지자를 활용하는 다양한 형광 현미경에 대해서 살펴봤다. 광학현미경은 측정하고자 하는 신호에 따라 다양한 원리로 구성이 될 수 있고, 같은 원리의 현미경이라고 하더라도 시편, 측정 영역, 배율, 해상도, 속도 등 다양한 조건에 의해 다르게 구현될 수 있다. 특히 표지자 중 형광 물질의 원리와 의생명 분야에서 응용을 다뤘고, 이를 측정하기 위한 여러 형광 현미경을 소개하였다. 소개된 현미경 외에도 더 빠르고 정밀한 형광 영상 측정을 위한 다양한 연구가 활발히 수행되고 있다. 광학 현미경 2편에서는 표지자를 활용하지 않고 시편을 관측할 수 있는 현미경 종류와 원리를 소개할 예정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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